"이자 더 받을래" 고금리예금 눈치싸움에…5대은행 '대기자금' 600조 넘어

국종환 기자 2023. 10. 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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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대 시중은행의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예금이 한 달 새 10조원 이상 늘면서 총 600조원을 넘어섰다.

미국발 긴축 장기화로 주식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은행간 수신경쟁으로 고금리 예적금이 속속 등장하자 더 높은 금리의 상품을 기대하며 관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단 분석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요구불예금 잔액은 608조1349억원으로, 전월보다 10조1698억원 늘면서 600조원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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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銀 요구불예금 한달새 10조원 급증…만기도래 예적금 은행서 대기
은행 예금금리 4%대로 올려 '수신경쟁'…"금리 더 오를까" 관망 이어져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창구의 모습.ⓒ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국내 5대 시중은행의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예금이 한 달 새 10조원 이상 늘면서 총 600조원을 넘어섰다. 미국발 긴축 장기화로 주식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은행간 수신경쟁으로 고금리 예적금이 속속 등장하자 더 높은 금리의 상품을 기대하며 관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단 분석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요구불예금 잔액은 608조1349억원으로, 전월보다 10조1698억원 늘면서 600조원을 돌파했다.

요구불예금은 보통예금 등 만기 없이 언제든 인출할 수 있는 예금으로, 돈을 잠시 맡겨두는 '파킹통장'으로 불린다.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은 7~8월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다 9월 증가세로 전환하면서 큰 폭으로 늘었다.

반면 일정 기간 만기를 두고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842조2907억원으로, 한 달 새 2조6764억원이 줄었다. 정기예금 잔액이 감소한 것은 6개월 만이다.

금융권에선 이같은 현상에 대해 지난해 9월 레고랜드 사태 당시 유치된 1년짜리 고금리 정기예금이 지난달부터 만기가 도래하면서, 일단 요구불예금 계좌로 이동한 뒤 더 좋은 조건의 투자처를 찾아 관망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5대 은행의 9월말부터 내년 2월까지 6개월 내 예정된 정기예금 만기 도래액은 76조원에 달한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2금융권까지 범위를 넓히면 100조원 이상의 고금리 수신 상품의 만기가 도래할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 시내의 시중은행 ATM기기 모습.ⓒ News1 김민지 기자

이에 은행들은 고객 이탈을 막고, 예적금 재예치를 유도하기 위해 연 4%대 고금리의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은행연합회 집계를 보면 5대 은행의 1년만기 주요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연 4.00~4.05%로 9개월만에 모두 4%대로 올라섰다. 한 달 전과 비교해 0.35%포인트(p)가 뛰었다.

은행별로는 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과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이 최고금리(12개월 기준) 4.05%로 가장 높고,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4.03%, 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이 4.00%까지 이자를 제공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기예금 만기가 도래하는 상황에서 미국 국채금리 상승과 은행권 수신경쟁 등으로 인해 예금금리가 오르니, 더 높은 금리를 기대하며 관망하는 대기자금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선 미국발 고금리 장기화 충격으로 주식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부동산시장 침체도 장기화됨에 따라, 은행으로 돈이 몰리는 '역(逆)머니무브'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9월말 주식시장의 투자자예탁금은 49조원대로 한 달 전에 비해 8조원가량 감소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상보다 길어진 긴축 장기화로 주식시장이 출렁이고 고금리로 부동산 투자도 쉽지 않아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당분간 관망세가 지속되면서 은행으로 돈이 몰리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hk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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