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내륙지방 덕에 '세계의 공장' 지속한다..."인도·멕시코·베트남보다 낫다"
인도, 멕시코, 베트남 등 중국 이후의 차기 생산 거점으로 주목받던 나라들이 의외의 복병을 만났다. 바로 중국 내륙지방이다.
치솟는 임금과 생산비용 상승 속에 중국의 제조업 비용 우위가 이제 끝물이라는 지적 속에 중국 이외 지역으로 눈을 돌리던 제조업체들이 중국 내륙지방에 둥지를 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이하 현지시간) '세계의 공장 중국' 시대가 저물고 멕시코, 인도, 베트남이 새로운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로나 싶었지만 이들이 막강한 경쟁상대를 마주해 고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 경쟁상대가 바로 중국의 광활한 내륙지방이다.
보도에 따르면 저부가가치 제조업체들은 중국의 부산한 해안지대를 떠나 땅값과 임금이 싼 중국 내륙, 서부로 이동하고 있다.
미국의 보복관세로 비용이 증가하면서 내륙 이동에는 속도가 붙고 있다.
특히 중국 해안 지방 대도시들이 산업재편에 나서 하이텍 전자산업, 전기차, 기타 선진산업에 치중하자 이들 저부가가치 제조업체들이 내륙과 서부로 둥지를 옮기고 있다.
이들이 서부와 내륙지방에 새로 둥지를 튼 덕에 내륙지역의 수출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내륙지방 개발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보탬이 되고 있다. 인프라가 강화되면서 값싼 생산비용을 자랑하는 내륙, 서부 지역이 인도, 베트남 등을 제치고 세계 제조업을 좌우하고 있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경제학 교수 고든 핸슨은 "중국은 가까운 미래에 글로벌 제조업의 주요 선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0년 논문에서 제조업체들이 중국 내륙지방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예상했던 핸슨 교수는 중국의 생산능력이 세계 수요를 능가해 앞으로도 한동안 중국에 제조업을 의존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중국 내륙과 서부지역 15개 성의 제조업 수출은 폭증세다. 이들 지역 제조업 생산이 중국 산업경제의 엔진인 주강, 양츠강 삼각주 지역을 압도한데 따른 것이다.
데이터 제공업체 CEIC가 공식 통계를 집계한 바에 따르면 올들어 8월까지 1년 동안 이들 15개 성 수출 규모는 6300억달러에 이른다.
같은 기간 인도 전체 수출규모는 4250억달러, 멕시코는 5900억달러, 베트남은 3460억달러에 그쳤다.
수출 규모만 그런 것이 아니다. 수출 증가율 또한 이들을 압도한다.
2018년 이후 중국 내륙·서부 지역 15개 성 수출은 94% 폭증했다.
반면 이 기간 인도 수출은 41% 증가하는데 그쳤다. 멕시코는 43%, 베트남은 56% 증가했다.
특히 인도, 멕시코, 베트남은 모두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혜택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륙 지방에 크게 밀렸다.
멕시코의 경우 2018년만 해도 중국 내륙지방보다 수출이 더 많았지만 2020년 중국 내륙지방에 추월당했다.
중국 내륙과 서부지방의 강점은 낮은 임금과 땅 값, 그리고 풍부한 노동력이다.
중국의 성장을 이끌었던 광둥지방의 경우 2021년까지 10년간 연평균 민간부문 임금이 2배 넘게 폭증했다. 그러나 높은 임금에도 불구하고 교육수준이 높은 이 지역 청년들은 힘든 공장 대신 서비스업으로 몰리고 있다.
이와 달리 중국 내륙과 서부지역은 아직 미개발 지역이다. 여전히 노동, 자원집약적인 산업과 저부가가치 제조업에 집중하고 있다.
인구 5800만명의 후베이성 주요 수출품은 화학, 금속, 자동차 같은 중화학공업 제품이다. 2018~2022년 기간 중화학공업 제품 수출이 2배 넘게 폭증했다.
또 노동집약적인 의류, 가구, 장난감 수출도 90% 늘었다.
중국의 인구 감소, 임금 상승세 등으로 인해 이같은 중국 중심의 국제 공급망이 미래에는 와해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는 있지만 아직은 먼 미래의 얘기일 뿐이다. 미국, 유럽 등 서방이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제조업 중국 치우침 현상을 깨치기는 어렵다고 이코노미스트들은 보고 있다.
전세계 재화 수출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4%로 전년에 비해 소폭 줄었지만 2위 미국의 8.3%, 3위 독일의 6.6%를 크게 웃돌았다.
뉴욕 리서치 업체 로디움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에서 다른 나라로 공장을 옮긴다고 해도 중국 제조업 클러스터에는 거의 영향이 없다고 단언했다. 보고서는 해외로 옮긴 공장들 역시 중국 원자재에 의존하기 때문에 이전이 크게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글로벌 수출, 제조업, 공급망 점유율이 앞으로도 전반적으로 계속해서 상승하는 것이 놀랄 일이 아니다"라며 "중국으로부터 분화에 속도가 붙어도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온갖 악재 속에서도 제조업 장악을 지속할 수 있는 주된 배경은 바로 엄청난 생산 설비 규모다.
일본,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들은 20세기 들어 산업화됐지만 섬유, 가구 등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신속하게 탈피해 자동차, 가전 등 고가 제조업으로 이동했다. 제한된 생산 시설을 저부가가치 산업에 계속 묶어 둘 수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은 다르다.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해도 여전히 막대한 생산시설이 남아 모든 종류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덕분에 평균 임금이 올라도 원자재 비용을 낮출 수 있어 제품 단가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중국 경제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 루이스 루는 "중국 제조업은 실제로는 그 어느 곳으로도 빠져나가지 않는다"면서 "반도체부터 신발, 옷 등 모든 것을 만들어 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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