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 없는 '득점왕' 정우영 "1골 더 넣었으면 의조형이랑 같은데"

이번 항저우 AG에서 8골 넣고 득점왕
"독일 돌아가면 많은 도움 될 것 같아"

[항저우·서울=뉴시스] 박지혁 김진엽 기자 = 한국 축구 대표팀 공격수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득점왕(8골)을 차지하고도, 황의조(노리치시티)가 직전 대회에서 세웠던 9골에 닿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지난 7일(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대회 결승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2014 인천 대회,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우승하며, 최초로 3연패를 달성했다.

황 감독의 리더십,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홍현석(헨트) 등의 활약들이 우승 요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정우영의 득점력도 크게 기여했다.

결승전 전까지 7골을 넣었던 정우영은 이날 경기에서도 득점했다. 팀이 0-1로 지고 있던 전반 27분 동점골을 기록했다. 황선홍호의 역전 발판을 마련한 것은 물론, 대회 8호 골을 기록하며 득점왕을 확정했다.

정우영은 "금메달을 딸 수 있어 행복하다. 모든 선수가 똑같이 끝까지 뛰어줘서 고맙다. 다 같이 해서 (메달을) 딴 것 같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평소 정우영은 득점력이 뛰어난 선수는 아니다. 프로필상 신장이 180㎝로, 제공권에 능한 유형도 아니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서는 많은 골을 넣었고, 특히 결승전에서는 헤더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정우영은 "골을 많이 넣지는 않는다. 이번 대회에서는 감독님도, 코치님들도 감각이 좋다고 하셔서, 골대 안에만 넣자고 했는데 골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동점골 상황에서는) 그냥 감으로 거기 있었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부담도 됐지만 즐겁게 하자고 이야기했다. 내가 연령별 대표에서 나이가 많은 만큼, 찬스가 왔을 때 넣어야겠다는 책임감이 있어, 그런 걸 생각하면서 노력했다"며 득점왕 탄생 비화를 전했다.

8골이나 넣었지만 만족하지 않았다. 직전 대회에서 대표팀 동료이자 선배인 황의조가 9골을 넣은 까닭이다.

정우영은 "한 골 더 넣었으면 (황)의조 형이랑 같은데, 그걸 못했다"며 "그렇지만 득점왕을 해서 팀이 이길 수 있어 좋다"고 웃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을 우승으로 이끈 황 감독은 현역 시절에 참가했던 1994 히로시마 대회 때 11골을 넣고 득점왕을 차지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우영은 "11골은 너무 높다. (아시안게임에서 뛰어보니) 감독님이 대단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정우영은 선수로서, 국가대표로서 많이 성장한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병역 혜택과 관련해서는 선수들과 많이 이야기하지 말자고 했다. 국가대표는 영광스러운 자리기에, 즐겁게 하자고 이야기했다. 그렇게 해서 오늘 금메달을 딴 것 같다"고 말했다.

8일 귀국하는 정우영은 9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에 합류한다. 10월 A매치 2연전을 치른 뒤 소속팀 슈투트가르트(독일)로 복귀한다.

정우영은 "독일로 돌아가면 (이번 대회 경험과 우승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더 발전한 모습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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