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WBC 악몽 떨친 국대 천재타자·국대 마무리 AG 金…이제 KS 맞대결 그린다

드디어 국제대회 악몽을 제대로 떨쳤다. ‘국대 천재타자’ 강백호와 ‘국대 마무리’ 고우석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0 도쿄올림픽과 2023 WBC의 아쉬움을 씻는 순간이었다.

한국 대표팀은 10월 7일 중국 항저우 샤오싱 야구장에서 열린 대만과의 대회 결승전에서 2대 0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2회 초 선두타자 문보경의 2루타와 폭투로 무사 3루 선취 득점 기회를 잡았다. 강백호가 3루 땅볼로 물러났지만, 한국은 김주원의 좌익수 방면 희생 뜬공으로 선취 득점을 뽑았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강백호(사진 왼쪽)와 고우석(사진 오른쪽)이 국제대회 악몽을 떨치고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진=김영구 기자

이어 김형준 좌전 안타와 김성윤의 2루타로 만든 1사 2, 3루 기회에서 상대 투수 폭투로 귀중한 추가 득점까지 기록했다. 2회 초 거세진 빗줄기에 상대 선발 린위민의 제구가 흔들린 행운이 따랐다.

한국은 6회 초 선두타자 노시환의 볼넷과 문보경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추가 득점 기회를 잡았다. 이어진 강백호의 좌전 안타로 1사 1, 3루 기회를 맞았지만, 한국은 김주원과 김형준이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 기회를 놓쳤다.

문동주는 6회 말 1사 뒤 쩡종저에게 담장을 직격하는 우익수 뒤 2루타를 맞았다. 하지만, 문동주는 연속 헛스윙 삼진과 함께 포효하며 6이닝 3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등판을 마무리했다.

한국 벤치는 7회부터 불펜진을 가동했다. 최지민이 7회 말, 박영현이 8회 말을 무실점으로 막아 금메달을 향해 한 발짝 더 다가섰다.

마지막 위기는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올라온 9회 말이었다. 고우석은 선두타자를 1루수 뜬공으로 잡은 뒤 연속 안타를 허용했다. 홈런 한 방이면 충격적인 끝내기 패배를 당할 수 있었던 위기에서 고우석은 후속 타자를 극적인 2루수 방면 병살타로 유도해 경기를 매듭지었다.

강백호와 고우석은 경기가 끝나자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뜨거운 세리모니를 펼쳤다. 특히 두 선수에겐 큰 의미가 담긴 금메달이었다. 강백호와 고우석은 지난 도쿄올림픽과 WBC 대회에서 부진한 대표팀 성적으로 크게 마음고생을 했다. 강백호는 WBC 대회 때 나온 주루사 논란 관련 여론에 공황장애까지 앓는 안타까운 시간을 보냈다. 고우석도 등 담 증세로 WBC 대회 출전이 불발되면서 명예회복을 노려야 했다.

절치부심한 두 선수는 이번 아시안게임 대회에서 더 큰 책임감과 더불어 부담감4을 안았다. 강백호도 대회 초반 부진했지만, 점차 살아난 타격감과 함께 중국전 쐐기 홈런으로 대표팀 결승행에 힘을 보탰다. 고우석도 조별예선 타이완전에서 뼈아픈 추가 적시타를 맞았지만, 결승전에선 극적인 병살타 유도로 설욕에 성공했다.

국제대회 악몽을 털어낸 두 선수는 이제 KBO리그 소속팀으로 복귀해 포스트시즌을 대비할 전망이다. 이미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고우석과 정우영은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돌아와도 곧바로 팀에 합류해 계속 공을 던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시리즈 마무리 투수 역할을 맡아야 하는 고우석은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기분 좋게 포스트시즌을 대비할 수 있게 됐다.

강백호도 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행이 유력해진 KT WIZ로 돌아가 포스트시즌 대비에 나선다. KT도 아시안게임에서 살아난 강백호의 타격감이 포스트시즌까지 이어진다면 엄청난 무기를 얻는 셈이다. 만약 KT가 플레이오프 진출 뒤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간다면 국가대표팀에서 오랜 기간 한솥밥을 먹은 강백호와 고우석이 맞대결을 펼치는 그림이 만들어질 수 있다. 과연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온 대표팀 선수들의 가을야구 활약상이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해진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

[김근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