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에 ‘딱’ 소리 나, 아파도 정신만 차리자”… 금메달 꿈 이룬 안세영의 ‘감동 투혼’

김지한 기자(hanspo@mk.co.kr) 2023. 10. 8. 00:3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항저우AG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
1세트 도중 오른 무릎 통증 호소
끝까지 정신력으로 버텨 金 획득
관중석 있던 母 “기권하라” 외침도
“그 얘기 들었더라도 계속 뛰었을 것”

◆ 항저우 아시안게임 ◆

안세영이 7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보다 뜻깊을 수 있을까요. 정말, 잘 마무리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너무 행복한 시간인 것 같습니다.”

7일 중국 항저우 빈장 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을 마친 뒤, 투혼을 불사르면서 금메달을 목에 건 안세영은 많은 감정이 교차한 듯 했다. 이날 천위페이(중국)와 맞붙은 안세영은 1세트 도중 오른 무릎 통증을 호소하면서 힘겹게 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무릎에 테이핑을 하고 오뚝이처럼 일어선 그는 1세트를 21대18로 따냈고, 3세트에서 공세적으로 몰아세워 21대8 승리를 거뒀다. 세트 점수 2대1로 천위페이를 누른 안세영은 1994년 히로시마 대회 방수현 이후 29년 만에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딴 선수가 됐다. 앞서 단체전에 이어 대회 2관왕도 달성했다.

안세영이 7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중국의 천위페이를 상대하던 중 무릎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혈투를 치른 뒤, 안세영은 다리를 절뚝이면서 시상대에 올랐다. 그리고 인터뷰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다친 상황에 대해 “무릎 쪽이 많이 아팠다. 그래도 다행히 걸을 정도는 돼서 일단 뛰었다”고 했다. 그는 공식기자회견에서 “게임 도중 무릎에 ‘딱’ 소리가 나면서 어긋난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무릎 상태가 말 그대로 크게 나빴다는 뜻이었다.

안세영의 부상에 관중석에서 응원하던 어머니가 “그만 기권해”라고 외치기도 했다. 그러나 안세영은 끝까지 뛰었다. 안세영은 “아무 것도 안 들렸다”면서 “그 얘기를 들었더라도 계속 뛰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게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도, 이 시간이 다시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꿋꿋하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부상 이후 아무 생각 없이 한 포인트를 따는 것에만 집중했다던 안세영은 3세트에서 천위페이를 완전하게 무너뜨렸다. 그는 “통증이 덜했다기보다 정말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정신만 바짝 차리자고 생각하고 뛰었다”고 3세트 상황을 돌아봤다.

안세영이 7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중국의 천위페이에게 승리를 거둔 뒤 코트 바닥에 누워있다. 연합뉴스
올해 세계선수권 우승, 여자 단식 세계 1위 등 굵직한 성과를 낸 안세영은 자신의 경력에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추가했다. 그는 “후회없는 시간이었다. 준비한 시간들이 너무 힘들었지만 묵묵히 제 자리에서 하다보니까 잘 이겨낸 것 같아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제 안세영은 다음 목표인 파리올림픽을 내다봤다. 안세영은 “늘 그랜드슬램이 목표였다. 이제 다음 목표는 올림픽이다. 다시 올림픽을 향해 달리겠다”고 다짐했다.

항저우 김지한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