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투혼 ‘불굴의 金’…안세영은 예뻤다

안세영이 7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중국의 천위페이에게 승리를 거둔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가 끝나자 포커페이스 여제는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안세영(21·삼성생명)이 불굴의 부상 투혼으로 값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배드민턴 결승에서 천위페이(중국·세계 3위)를 2-1(21-18 17-21 21-8)로 꺾고 챔피언에 올랐다. 이로써 안세영은 단체전 우승에 이어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안세영은 1994년 히로시마 대회에서 우승한 방수현 이후 29년 만에 여자 단식 결승에 오른 한국 선수가 됐다.

경기는 그야말로 ‘용호상박’이었다. 두 선수는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치열하게 격전을 치렀다.

하지만 안세영은 1세트 막판 오른쪽 무릎에 통증을 호소하며 메디컬 타임아웃을 썼다. 지난 8강전 직후 무릎이 좋지 않다고 밝혔던 안세영은 이날 경기에 두껍게 테이핑을 하고 출전했다. 1세트가 끝난 뒤에 다시 테이핑을 덧 감고 이를 악물고 코트에 나섰다.

안세영이 7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중국의 천위페이에게 승리를 거둔 뒤 코트에 누워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세영이 7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세영이 7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 도중 무릎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Getty Images

2세트 들어 무릎 통증이 심화되며 5-8로 끌려갔다. 한꺼번에 4점을 주며 흔들리기도 했다. 안세영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며 2점 차까지 따라붙었지만 역부족이었다.

2세트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물고 늘어선 것이 주효했다. 3세트 시작과 함께 안세영은 투지를 불살랐고 천위페이는 지쳐갔다. 안세영이 5점을 뽑아 리드를 잡았고,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진 천위페이를 벼랑끝으로 내몰았다.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안세영은 그대로 바닥에 누웠다. 상대 선수와 인사하고 승리의 포효와 함께 기쁨의 눈물을 쏟았다.

안병길 기자 sasa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