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원서 접수 생각했던 110순위 루키의 놀라운 반전…무사사구 ERA 0→3이닝 SV, 새로운 신데렐라 등장인가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2023. 10. 8.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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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 선배처럼 성장하고 싶습니다.”

지난해 KT 위즈는 2023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맨 마지막 110번째로 장안구 출신 우완 투수 강건(19)을 불렀다. 10구단 체제 첫 전면드래프트였던 가운데, 11라운드 지명은 당시 드래프트가 처음이었다. KBO 최초의 110순위 남자가 된 강건이다.

강건은 10라운드까지 이름이 불리지 않아 초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지난 2월 익산 퓨처스 스프링캠프에서 만났던 강건. 사진=이정원 기자
지난 2월 전북 익산에서 진행된 퓨처스 스프링캠프 훈련지에서 MK스포츠와 만났던 강건은 “드래프트를 학교에서 보고 있었다. 마지막 라운드에도 계속 이름이 안 불려서 ‘그래, 그냥 대학교 가자. 원서나 쓰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친구들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길래 ‘왜, 왜’라고 했는데 내가 됐다고 하면서 축하해 주더라. 같이 야구했던 고교 친구들은 물론이고 초등학교, 중학교 때 함께 했던 친구들에게도 연락이 많이 왔다. 부모님께서도 울먹 거리며 축하해 주셨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강건은 프로에 오자마자 10kg 정도 증량했다. 공에 힘이 더해졌다. 고등학교 때까지 최고 구속이 145km까지 나왔는데,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한 훈련을 소화한 결과 148km까지 찍었다.

강건은 퓨처스리그에서 34경기에 나서 1승 1패 2홀드 평균자책 5.10을 기록했다. 퓨처스팀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강건은 지난 3일 정식 선수 전환과 함께 1군 등록이라는 꿈을 이뤘다.

이강철 KT 감독은 “퓨처스 팀에서 보고가 좋았다. 구속도 140km 초중반대고, 포크볼과 슬라이더가 좋다고 하더라. 편안한 상황에서 등판 기회를 줄 수 있을지 경기 양상을 지켜보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강건은 4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서 꿈에 그리던 1군 데뷔전을 가졌다. 1이닝 1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6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도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사진=KT 위즈 제공
그리고 7일 수원 한화 이글스전은 강건이라는 이름을 더욱 알리는 계기가 됐다. 김민, 이상동에 이어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강건은 3이닝을 1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으며 팀의 승리를 지킴과 동시에 데뷔 첫 세이브를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주눅 들지 않고, 그 흔한 볼넷도 없다. 당연히 실점도 없다. 3경기 3이닝 무실점 1세이브. 보인 기록이 적긴 하지만, 앞으로 기대가 더 되는 선수임은 분명하다.

강건은 구단을 통해 “첫 세이브 달성이라고 경기가 마친 뒤 듣게 됐다. 3이닝 투구 역시 예상하지 못했다. 오랜 이닝을 이끌어 가게 기회를 주신 감독님과 코치님께 감사하다”라고 이야기했다.

퓨처스에서 어떤 부분에 집중했는지에 대해서는 “1군에서 통할 수 있는 걸 많이 만들려고 했다. 첫 번째는 제구다. 제구가 되어야 게임이 된다는 생각으로 제구를 가장 많이 신경 쓰고 다음 걸 생각하려고 한다. 두 번째는 구속인데, 1군 등록되기 전 퓨처스에서 148km까지 구속이 나왔다”라고 말했다.

행복은 지명순이 아니라는 말이 있다. 드래프트 현장에 없고, 맨 마지막에 이름을 불렸던 그가 경기를 끝내는 투수로 성장하고 있다. 마침 강건이 세이브를 올린 날, 강건의 1년 후배들이 수원 KT위즈파크에 왔다. 이날 KT는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4 신인 선수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했다.

사진=KT 위즈 제공
강건은 “내년 신인들이 야구장에 방문했는데, 하위 라운드에 뽑혔어도 고교 때 가능성을 보고 스카우터들이 뽑아준 것이라 생각한다. 아직 이런 말을 해주긴 이르지만, 갖고 있는 가능성을 잘 다듬으면 1군이라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거라 말해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입단 첫해 불펜으로 많이 등판하고 있다. 앞으로 한 구 한 구 강한 볼을 던지는 김재윤 선배처럼 성장하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KT에 새로운 신데렐라가 탄생하는 것일까.

[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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