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부상 탓에..출전 안하고도 선물, ‘AG 병역 혜택’ 두고 엇갈린 희비

안형준 2023. 10. 7.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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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도 출전하지 않았지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표팀이 금메달을 획득하며 이미 군 복무를 마쳤거나 면제를 받은 최원준, 김형준, 박성한, 고우석, 김성윤 등 5명을 제외한 대표팀 선수 전원이 병역 혜택을 받는다.

2020년 6월 병역법 시행령이 개정되며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단체경기 종목에서 '실제로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선수'도 병역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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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단 한 번도 출전하지 않았지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 병역 혜택도 받는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은 10월 7일 중국 저장성 사오싱의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만과 결승전에서 승리했다. 이날 대표팀은 2-0 승리를 거뒀고 아시안게임 4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이번 대회에는 역대 최다인 무려 19명의 '군 미필 선수'가 참가했다. 국제대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나이와 프로 연차에 제한을 둔 만큼 어리고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 대거 선발됐기 때문이다. 대표팀이 금메달을 획득하며 이미 군 복무를 마쳤거나 면제를 받은 최원준, 김형준, 박성한, 고우석, 김성윤 등 5명을 제외한 대표팀 선수 전원이 병역 혜택을 받는다.

대표팀은 조별리그 3경기와 슈퍼라운드 2경기, 결승전까지 총 6경기를 치르며 22명의 선수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두 명의 선수는 부상으로 끝까지 출전하지 못했다. 투수 곽빈과 외야수 최원준이다. 곽빈은 담 증세로, 최원준은 종아리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최원준은 고척돔에서 가진 대표팀 훈련에서 타격 연습 중이던 문보경이 날린 타구에 종아리를 맞았다. 타구를 맞은 당시에는 잠시 고통을 호소했을 뿐 별다른 이상을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중국 입국 후 정상적으로 달리는 것이 쉽지 않은 상태라는 판정을 받았고 끝내 출전하지 못했다.

문동주와 함께 대표팀 에이스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곽빈은 대회 개막 직전 연습 투구 도중 담 증세를 보여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곽빈은 결승전에서는 등판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지만 끝내 마운드에 오르지는 않았다. 결승전이 워낙 팽팽하게 진행된 만큼 류중일 감독 입장에서도 컨디션이 100%가 아닌 선발투수를 경기 후반 승부처에 기용할 수는 없었다.

만약 지난 대회였다면 그라운드를 밟지 못한 선수들은 혜택도 받을 수 없었다. 이미 군 복무를 마친 최원준은 상관이 없지만 곽빈은 지난 대회였다면 대표팀 선수들 중 유일하게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법'이 바뀌었다. 2020년 6월 병역법 시행령이 개정되며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단체경기 종목에서 '실제로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선수'도 병역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곽빈은 마운드를 밟지 않고도 병역 면제라는 '최고의 선물'을 받게 됐다. 법이 최근에 바뀐 만큼 이런 혜택을 받은 것은 야구 선수 중 최초다. 물론 대회 개막 직전 훈련에서 당한 부상인 만큼 어쩔 수 없는 일. 일부러 부상을 숨기고 참가한 것이 아닌 만큼 곽빈을 '무임 승차'라고 비난할 수는 없다.

다만 병역 혜택을 둘러싸고 희비가 엇갈린 선수들은 있다. 바로 당초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포함됐지만 대회 직전 하차한 구창모와 이의리다.

시즌 내내 부상에 시달린 구창모는 대회 직전 1군에 복귀했지만 몸 상태가 완전치 않아 불펜투수인 김영규로 교체됐다. 구창모가 탈락한 뒤 대표팀의 유일한 '좌완 선발투수'였던 이의리는 손가락 물집 때문에 소집을 하루 앞두고 외야수 윤동희와 교체됐다.

구창모는 결국 다시 부상을 당했지만 이의리는 대표팀이 중국으로 떠난 뒤 연이어 호투를 펼치며 몸 상태에 큰 이상이 없었음을 증명했다. 하지만 대표팀 엔트리가 다시 교체되는 일은 없었다. 곽빈이 마운드를 밟지 않고도 병역 혜택을 받은 만큼 건강을 증명한 이의리는 물론 등판할 수 없는 구창모도 아쉬움을 느낄 상황이 됐다.(사진=위부터 곽빈/KBO 제공, 이의리/뉴스엔DB)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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