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NOW] "세대교체 알린 대회…한국 야구 미래가 보인 경기" 'AG 금메달 2개' 류중일 감독 소회

신원철 기자 2023. 10. 7.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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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동주의 호투에 흐뭇해하는 류중일 감독. ⓒ 연합뉴스
▲ 류중일 야구 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항저우(중국), 신원철 기자] "세대교체를 알린 대회, 한국 야구의 미래가 보이는 경기였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이 7일 중국 저장성 샤오싱 샤오싱 야구-소프트볼센터 제1야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금메달 결정전에서 대만을 2-0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한국은 2006년 대만에 금메달을 내줬던 '도하 참사'를 극복하고 2010년 광저우 대회부터 2022 항저우 대회까지 4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류중일 감독에게는 2014년 인천에 이어 9년 만에 두 번째 금메달이다.

문동주가 1회 무사 2루 위기 탈출을 시작으로 6이닝 동안 단 3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한국의 리드를 지켰다. 타자들은 2회 문보경의 2루타와 김주원의 선제 희생플라이, 김형준과 김성윤의 연속 안타 뒤 나온 상대 폭투로 2점을 먼저 냈다. 불펜에서는 최지민-박영현-고우석이 각각 1이닝을 실점 없이 막았다.

▲ 문동주. ⓒ 연합뉴스
▲ 최지민 ⓒ 연합뉴스

한국은 2일 대만과 B조 조별리그 경기에서 0-4로 완패했다. 당시 선발투수 역시 문동주였다. 문동주는 성인 국가대표 데뷔전인 이 경기에서 4이닝 2실점으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투구 내용이 나쁘다고 보기는 어려웠는데, 4회 폭투로 실점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두 번째 대만전은 상대 타선을 그야말로 압도했다.

대만전 패배는 대표팀을 향한 시선도 따갑게 만들었다. 대만은 마이너리거까지 끌어모아 금메달을 바라보는데, 한국은 연령 제한을 걸고 스스로 전력을 제약했다. 그러나 여론이 이런 배경까지 이해할 필요는 없었다. 한국은 그렇게 '약팀에 진' 존재로 여겨졌다.

이런 상황에서 류중일호는 금메달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우승 기자회견에서 류중일 감독은 "어렵게 금메달을 따서 기분이 좋다. 궂은 날씨에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 고맙다. 오늘 선발, 옆에 있는 문동주가 최고의! 피칭을 했다. 최지만 박영현 고우석도 잘 던졌다. 9회 위기가 있었지만 잘 넘어갔다"고 밝혔다.

▲ 박영현 ⓒ 연합뉴스
▲ 고우석 ⓒ곽혜미 기자

인천 아시안게임 때도 대만과 접전을 벌이다 '약속의 8회'에 경기를 뒤집고 6-3으로 이겨 금메달을 땄다. 류중일 감독은 "2014년도 어렵게 금메달 땄고, 이번에도 어렵게 땄다. 이번이 국가대표 세대교체를 알리는 대회였다고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 투수들을 보니 앞으로 한국 야구 미래가 보이는 이런 경기가 아니었나 생각한다"며 '영건'에게 기대를 실었다.

류중일호는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면서 연령별 대표팀의 형태를 했다. 선발 과정에서는 투타 핵심으로 여겼던 이정후와 구창모가 부상으로 이탈하는 일도 있었다. 이의리의 낙마 사유에 대한 논란도 빚어졌다. 류중일 감독은 여기서 이의리와 함께 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허심탄회하게 얘기했다.

그는 "나이 제한, 와일드카드 3장이라는 제약이 있어 선수를 뽑는 과정에서 힘들었다. 부상 선수도 있었고. 이의리 선수가 부상 떄문에 빠져서 아쉽게 생각한다. 마음이 조금 그렇다. 아쉬운 마음이 있다"고 답했다.

프로 입단 후 A급 성인 대표팀 경력이 없는 문동주를 가장 중요한 경기에 내보낸 결단은 류중일 감독의 이번 대회 선택 가운데 최고의 한 수가 됐다. 류중일 감독은 "대만과 첫 경기를 앞두고 곽빈과 문동주 중에 결정을 했어야 했다. 내가 판단했을 때는 곽빈보다 문동주의 현재 컨디션이 훨씬 나았다. 그래서 문동주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 포효하는 문동주 ⓒ 연합뉴스

문동주는 "정규시즌을 일찍 마무리하고 아시안게임 준비를 했기 때문에 못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지난 대만전에서 좋지 않았는데도 감독님이 믿고 기용해주신 만큼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모든 사람들이 금메달을 간절히 원했던 것 같다. 그 간절한 마음이 전해져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대만 취재진도 이날 호투를 펼친 문동주에게 관심을 보였다. '지난 경기와 이번 경기에서 달라진 점이 있는지, 또 대만에서 인상적이었던 선수는 누구인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문동주는 "내가 준비한것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전력분석은 잘했기 때문에 (그 사이에)달라진 건 없다. 1번타자 쩡종저 선수가 가장 기억난다. 3개를 안타 맞았는데 전부 그 선수에게 맞았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좋은 승부를 해보고 싶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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