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 '조영욱 역전골!' 황선홍호, 3회 연속 金 쾌거...정우영 득점왕

박순규 2023. 10. 7.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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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전반 27분 정우영 1-1 동점골
후반 11분 조영욱 2-1 역전골...3연패 성공

한국 선수로는 네 번쩨 아시안게임 득점왕에 오른 황선홍호의 정우영이 7일 한일전 승리 후 태극기를 들고 감격적인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항저우=KFA

황선홍호의 스트라이커 조영욱이 7일 일본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 후반 11분 2-1 역전골을 터뜨렸다./항저우=KFA

[더팩트 | 박순규 기자] 통쾌한 설욕전! 한국의 황선홍호가 '숙적' 일본을 상대로 역전승을 거두며 아시안게임 3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반 1분 20초 만에 선제골을 내줬으나 좌절하지 않고 정우영과 조영욱의 연속골을 앞세워 2-1 승리를 거뒀다. 한국 축구는 지난 대회 결승전 승리에 이어 또 다시 일본을 제압하며 최근 잇따른 한일전 패배를 설욕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U-24)은 7일 오후 9시(한국시간)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숙적 일본과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전반 1분 20초 만에 왼쪽 공간이 뚫리며 우치다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전반 27분 정우영의 헤더 동점골과 후반 11분 조영욱의 역전골로 짜릿한 2-1 승리를 기록하며 정상에 우뚝 섰다. 전반 27분 황재원의 크로스를 깨끗한 헤더 동점골로 연결한 '골게터' 정우영은 대회 7경기에서 8골을 기록하며 득점왕에 올랐다. 한국의 통산 4번째 아시안게임 득점왕에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한국은 아시안게임 축구 사상 최다인 3회 연속 우승과 함께 통산 6회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또한 황선홍로는 지난해 6월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이강인 홍현석 조영욱이 뛰고도 일본에 0-3으로 완패당한 수모를 깔끔하게 설욕했다.

조영욱은 후반 11분 황재원의 드리블 후 패스를 정우영이 일본 수비수와 싸우며 지켜낸 볼을 골마우스에서 오른발로 밀어넣어 2-1 역전골을 기록했다. 이에 앞서 정우영은 0-1로 뒤지던 전반 27분 황재원의 크로스를 왼쪽 골마우스에서 방향을 바꾸는 헤더로 일본의 왼쪽 골망을 흔들었다. 정우영의 동점골은 자칫 경기 흐름을 내줄 뻔한 위기에서 역전의 발판으로 작용했다.

전반 27분 1-1 동점골을 터뜨린 정우영(오른쪽)의 골세리머니./항저우=KFA

대회 8호골로 한국의 기세를 되살린 정우영은 한국의 4번째 아시안게임 득점왕에 오르는 영예를 차지했다. 사토의 왼쪽 측면 돌파로 얻은 공격 기회를 살려낸 일본의 19살 스트라이커 우치다는 대회 4호골을 기록했다.

오른쪽 풀백 황재원은 사토의 돌파를 막지 못해 초반 선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으나 정우영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하는 활약으로 실수를 만회했다.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3회 연속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린 황선홍 감독은 지난 우즈베키스탄과 준결승전 스타팅 11에서 3명의 선수를 교체, 변화된 명단으로 필승을 노렸다.

지난 경기 부상을 당했던 엄원상(울산현대)을 비롯해 미드필더 홍현석(KAA헨트, 벨기에)과 와일드카드 수비수 설영우(울산현대)가 선발에서 빠졌다. 대신 고영준(포항스틸러스), 정호연(광주FC), 박규현(디나모드레스덴, 독일)이 들어왔다.

붕대투혼을 보인 와일드카드 수비수 박진섭./항저우=KFA

4-4-2전형을 바탕으로 최전방에 조영욱(김천상무)을 내세우고 그 밑에 고영준을 프리롤로 뛰게 했다. 미드필드 라인은 정우영(슈투트가르트, 독일)-정호연-백승호(전북현대)-이강인(파리생제르맹, 프랑스)으로 구성됐다. 포백 수비진은 박규현-박진섭(전북현대)-이한범(FC미트윌란)-황재원(대구FC)이다. 골문은 변함없이 이광연(강원FC)이 지켰다.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는 원래 23세 이하 선수들이 출전하지만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사태로 1년 연기되는 바람에 24세 이하 대표팀이 출전한다. 총 22명의 최종 엔트리 중 연령 제한과 상관없이 뽑을 수 있는 와일드카드는 3명이며 백승호, 박진섭, 설영우다.

한국은 아시안게임 7경기에서 27득점 3실점으로 7연승을 달린 끝에 정상에 올랐다. 결승전에서 비록 처음 선제 실점을 내주는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전 선수의 고른 활약으로 뒤집기 승리로 당초 목표를 달성했다.

일본 선수들의 집중마크를 받고 있는 이강인./항저우=KFA

한국은 지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도 결승에서 한일전을 벌여 2-1 승리를 거둬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적어도 병역특례혜택이 주어지는 아시안게임에서는 한국이 8승1패로 크게 앞서 있다. 2014년 인천 대회 때는 8강전에서 한일전을 펼쳐 한국이 1-0으로 이겼다. 역대 23세 이하 대표팀 경기의 대 전적은 17경기 7승 4무 6패로 한국이 근소하게 앞선다.

하지만 황선홍호로선 역대 전적의 우세만으로 승리를 낙관할 수 없었다. 황선홍호는 지난해 6월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이강인 홍현석 조영욱이 뛰고도 일본에 0-3으로 완패한 바 있다. 당시 일본은 2023 파리 올림픽을 겨냥해 구성한 U-21 대표팀이어서 충격이 더 컸다. 당시 대회 후 팬들에게 사과까지한 황선홍 감독에게는 설욕전이었다. 한국 남자 축구는 최근 2년 반 사이 A대표팀부터 연령별 대표팀까지 일본에 5연속 0-3 참패를 당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한일전에 쏠리는 관심은 여느 때보다 더 컸다.

황선홍호의 한일전 스타팅 11./KFA

J리그 가시마 앤틀러스 사령탑을 지낸 오이와 고 감독이 이끌고 있는 일본은 결승전에 오르기 전까지 5경기 17득점 2실점을 기록했다. 3팀이 참가한 조별리그 D조에 배정돼 한국보다 한 경기를 덜 치렀다. 한 경기를 더 치른 한국으로선 선수들의 피로 회복과 컨디션 유지가 관건이었지만 정신력과 체력에서 앞서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 마지막 순간에도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후반 38분 엄원상의 돌파 후 슈팅은 일본 골키퍼 후지타의 선방에 막혀 아깝게 무산됐다. 후반 48분 송민규의 스루패스에 이은 안재준의 슛 역시 후지타의 선방에 막혔다.

이번 대회를 통해 골게터로 거듭난 정우영은 대회 첫 경기인 쿠웨이트와 조별리그 1차전부터 해트트릭으로 골퍼레이드를 펼쳤다. 키르기스스탄과 16강전 멀티골, 우즈베키스탄과 4강전 멀티골에 이어 일본과 결승전에서 소중한 1-1 동점골로 7경기 8골을 기했다. 득점 단독 1위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9골로 김학범호에 금메달을 안긴 황의조(노리치시티)의 기록과는 1골 차다. 정우영은 1990년 서정원(4골), 1994년 황선홍(11골), 2018년 황의조에 이어 한국선수로는 역대 4번째 아시안게임 득점왕에 이름을 올렸다.

황선홍호의 결승 진출까지 전적. 조별리그 3경기를 포함한 6경기에서 25득점 2실점의 안정된 경기력으로 6연승을 달리며 3회 연속 금메달에 1승을 남겨놓고 있다./KFA

왼쪽 허벅지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이강인은 조별리그 3차전 바레인전부터 경기에 나서 결승전에서 가장 많은 73분을 소화하며 우승에 기여했다. 이강인은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으로 병역특례혜택을 받아 유럽무대에서 좀 더 자유로운 신분으로 활약을 펼칠 수 있게 됐다.

한편 앞서 벌어진 3~4위전에서는 우즈베키스탄이 홍콩을 4-0으로 제압, 동메달을 획득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

대한민국 2-1 일본

득점 : 우치노 고타로(전2, 일본) 정우영(전27) 조영욱(후11, 이상 대한민국)

출전선수 : 이광연(GK) 박규현 박진섭 이한범 황재원 정우영(후16 홍현석) 정호연 백승호 이강인(후27 안재준) 조영욱(후27 엄원상) 고영준(후16 송민규)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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