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NOW] '위대한 투혼' 안세영, 무릎 부상에도 여자단식 '짜릿한 金'…29년 만에 2관왕 역사
[스포티비뉴스=항저우(중국), 박정현 기자] '배드민턴 여왕'의 탄생을 알렸다. 안세영(21, 삼성생명)이 경기 중 무릎 부상 변수에도 위대한 투혼을 발휘하며 아시안게임 여자단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경기부터는 전혀 점프 스매시를 때리지 못하는 등 거의 '한 발'로만 싸우는 최악의 위기 속에서도 29년 만에 아시안게임 2관왕 등극이란 자신의 꿈을 이뤄냈다.
안세영은 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3위 천위페이(중국)를 2-1(21-18 17-21 21-8)로 이겼다.
18-16으로 앞선 1경기 후반. 누구도 예상 못한 돌발 변수가 출현했다. 안세영은 천위페이 푸시를 막기 위해 슬라이딩을 하다 오른 무릎이 코트에 쓸렸다. 결국 천위페이 공격이 코트에 꽂히고 18-17로 스코어가 바뀐 순간 갑자기 안세영이 주저앉았다.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메디컬 타임 동안 의료진과 얘기를 나눈 안세영은 다행히 경기 재개 의사를 보였다. 1경기를 21-18로 잡아내며 대회 2관왕을 향한 순항을 이어 갔다.
그러나 2경기 들어 경기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1경기에서 입은 무릎 통증 여파 탓인지 반응 속도가 급속히 느려졌다. 샷을 강하게 때리지도 못했다. 정상 컨디션의 안세영이 전혀 아니었다. 2-2에서 연속 5실점해 점수 차가 걷잡을 수 없이 벌어졌다. 5-12까지 끌려갔다.
스매시를 위한 점프를 시도조차 못했다. 계속 좌우 구석을 노리는 공격만 시도했다. '한 발'로만 싸우는 인상이었다.
안세영은 분투했다. 13-17로 뒤진 상황에서 천위페이 스매시를 또다시 몸을 날려 막고 득점하는 장면은 중국 관중 탄성까지 자아냈다. 그러나 한계가 뚜렷했다. 2경기를 17-21로 내주고 3경기를 맞았다.
3경기에서 누구도 예상 못한 반등세를 보였다. 초반 연속 5득점으로 맹공을 퍼부었다. 10-5로 넉넉히 앞서 갔다. 천위페이를 '자멸시켰다'고 보는 게 맞았다. 대각 공격, 헤어핀 모두 속도가 느렸지만 그야말로 '우주급 범위'의 광활한 수비로 적을 질리게 만들었다. 어떤 공격도 끝까지 받아내면서 상대 전의를 상실하게 했다.
천위페이 실수가 계속해서 나왔다. 19-9로 앞선 상황에선 천위페이 역시 근육 경련으로 주저앉았다. 결국 정신력의 승리였다. 안세영이 21-9로 3경기를 잡고 드라마같은 금메달 수확을 완성했다.
한때 천위페이는 안세영의 '벽'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배드민턴 신동으로 불린 그에게도 천위페이는 넘어야 할 거산(巨山)이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만나 2020 도쿄 올림픽까지 5경기를 내리 졌다.
전기(轉機)가 마련된 건 지난해 7월. 와신상담한 안세영은 말레이시아 마스터즈 대회에서 천위페이를 2-0으로 무너뜨리고 6경기 만에 첫 승을 거뒀다. 이후 천위페이는 안세영에게 더 이상 벽이 아니었다.
첫 승을 거둔 뒤 천위페이와 2승씩 주고받은 안세영은 지난 7월 여수에서 열린 코리아오픈 준결승전에서 천위페이를 누르고 결승에 올라 우승을 거머쥐더니, 한 달 뒤 세계 1위 타이틀을 달고 나선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천위페이를 재차 2-0으로 제압했다.
통산 전적은 5승 7패로 아직 열세다. 그러나 최근 5경기에선 4승 1패, 2연승으로 절대 우위다. 이미 항저우에서도 한 차례 만났다. 지난 1일 여자 단체전 결승 1단식에서 천위페이를 2-0으로 누르고 기선 제압 임무를 완수했다.
안세영은 이미 레전드 방수현(51)과 비견되는 셔틀콕 여제다. 올 시즌 무려 9개 타이틀을 쓸어 담았다. 지난 8월에는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세계랭킹 1위에 이름을 올리는 기쁨을 맛봤다.
항저우에서 또 한 번 대선배 발자취 재현을 꿈꿨다.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안세영은 지난 3일 첫 경기인 2회전에서 푸이츠와(마카오), 16강전에서 압둘 라자크 파티마스 나바하(몰디브), 8강전 옹밤 룽판 부산안(태국)까지 모두 2-0으로 완파했다.
전날 준결승에서도 중국의 허빙자오를 2-0으로 꺾고 '퍼펙트 우승' 희망을 이어 갔다. 한국 선수로는 1994년 일본 히로시마 대회 방수현 이후 29년 만에 여자 단식 결승 진출.
여자 단식 금메달 역시 29년 전 방수현이 마지막이다. 안세영은 앞서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는데 29년 전 방수현 또한 여자 단식과 단체전에서 2관왕을 했다. 동기부여가 뚜렷했고 결국 꿈을 이뤘다.
안세영에게 5년 전 아시안게임은 아픔이었다. 배드민턴 천재로 각광받으며 태극마크를 단 지 1년도 안 돼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나선 그는 개인전 첫 경기서 낙마, 눈물을 훔쳤다.
안세영은 지난달 항저우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지금의 날 만들었다. 항저우에서는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5년 전 기억을 성장통으로 만들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췄음을 알렸다. 그리고 약속을 지켰다. 항저우를 배드민턴 여왕의 대관식 무대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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