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천천히 움직이자”…시민의식 빛난 여의도 불꽃축제

2023. 10. 7.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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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축제 이전에도 몇 번 왔었는데 그 때보다 오늘 사람들이 훨씬 질서 있게 움직이는 것 같아요."

'서울세계불꽃축제 2023'가 끝난 7일 오후 9시 30분께 집으로 가기 위해 짐을 챙기던 이수용(44) 씨는 "과거 불꽃쇼 때보다 시민의식이 한층 성숙해진 것 같다"며 "다같이 질서를 지키면서 이동해서 안전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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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많이 온 만큼 안전에 신경 쓰는 분위기”
질서 있게 귀가·쓰레기 분리수거도 철저…높아진 시민의식
‘서울세계불꽃축제 2023’이 끝난 7일 오후 9시 30분께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시민들이 질서정연하게 귀가하고 있다. 안효정 기자.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불꽃축제 이전에도 몇 번 왔었는데 그 때보다 오늘 사람들이 훨씬 질서 있게 움직이는 것 같아요.”

‘서울세계불꽃축제 2023’가 끝난 7일 오후 9시 30분께 집으로 가기 위해 짐을 챙기던 이수용(44) 씨는 “과거 불꽃쇼 때보다 시민의식이 한층 성숙해진 것 같다”며 “다같이 질서를 지키면서 이동해서 안전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 불꽃축제를 즐기러 100만명이 넘는 인원이 모였지만 시민들은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였다. 축제가 끝난 후 시민들은 행사 관계자나 경찰 등의 안내를 따르며 움직였고 각자의 쓰레기를 챙겨 분리수거했다.

오후 10시까지 지하철이 여의나루역을 무정차 통과하면서 불꽃쇼를 보러 온 관광객들은 여의도역, 샛강역 등 인근 지하철역으로 분산해 이동했다.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여의도역 방향으로 빠져나온 인파는 줄을 서고 앞 사람과의 간격을 지키는 등 질서를 유지하며 움직였다. 사람들 사이에선 “천천히 움직이자” “앞 사람 속도 맞춰 걷자” “한 명이 넘어져도 큰일 날 수 있다” 등의 목소리가 나왔다.

친구들과 함께 한강공원을 찾은 한나(20) 씨는 “사람들이 정말 많이 왔지만 밀거나 빠르게 다니는 사람이 없어서 큰 불편함이 없었다”고 했다. 시민 이모(26) 씨는 “이태원 참사 이후 안전에 확실히 다들 신경 쓰는 분위기인 것 같다”며 “사람이 많을수록 그만큼 행동도 조심스러워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여의도 한강공원 앞에서 인파를 관리하던 조모(51) 씨도 “시민들 모두 질서정연하게 움직여서 수월하게 일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한화는 대규모 인파가 모이는 축제 특성을 고려해 한화 임직원 봉사단을 비롯한 질서유지·안전 인력을 작년 2900여명에서 16% 증원한 3400여명으로 확대 편성했다. 행사장 안전관리 구역을 늘릴 뿐 아니라 구역별로 폐쇄회로(CC)TV를 추가 설치해 인파 밀집도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했다. 또 국내 최초로 관람객 밀집도 측정이 가능한 전용 ‘안전관리 앱’을 개발해 인파가 고르게 분산될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지원하고, 긴급 상황에도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했다.

서울시 역시 안전 강화에 나섰다. 시는 이번 축제에 약 100만명 이상의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안전 인력을 전년 대비 26% 늘려 행사장을 비롯한 인근 지하철역 인파 분산 등에 투입했다.

지자체도 불꽃축제가 끝난 뒤 안전안내문자를 보내는 등 시민들이 안전사고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영등포구청은 ‘세계불꽃축제 귀가 인파로 인하여 여의도 주변 모든 지하철역이 혼잡하니 안전에 유의하여 서두르지 마시고 천천히 이용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했다. 동작구청도 ‘노량진 수산시장 불꽃놀이 관람 시민들께서는 나가는 통로가 매우 협소하오니 서두르지 마시고 천천히 퇴장바랍니다’라고 문자를 전했다.

불꽃축제 이후 시민들이 분리수거해 버린 쓰레기. 안효정 기자.

이날 인파가 빠져나간 한강공원 일대 거리는 쓰레기 없이 깨끗하게 유지되는 모습이었다. 김정아(48) 씨는 “길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쓰레기가 별로 없었던 것 같다”며 “나도 쓰레기 분리수거 하려고 봉지를 여러 개 집에서 챙겨 나왔다”고 했다.

매년 불꽃축제 현장에서 나오는 쓰레기들을 처리했다는 환경미화원 A(57) 씨는 “작년에 비해 올해는 쓰레기 관리가 잘 되고 있다”며 “시민들이 자기한테서 나오는 쓰레기는 스스로 잘 챙겼다 버리는 것 같다”고 했다.

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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