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km 쾅쾅! 문동주, 6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한국 야구 4연패 이끌어
한국 야구는 지금까지 1998년 방콕, 2002년 부산 대회를 포함해 아시안게임에서 총 6개의 금메달을 수집했다. 한국 야구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지 못한 건 야구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됐던 1994년 히로시마 대회(은메달)와 2006년 도하 대회(동메달) 두 번뿐이다.
문동주는 대만에 0-4로 패했던 2일 대회 조별리그 B조 2차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나와 4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하지만 결승에서 재회한 대만 타선을 상대로는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문동주는 이날 6이닝 3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대만 타선을 봉쇄했다. 경기 후 우시시엔 대만 감독 역시 “상대 선발 투수인 문동주가 저번 경기 때보다 훨씬 잘 던졌다”고 평했다.
문동주는 “원래 (소리를 지르는) 그런 스타일이 아닌데 나도 그렇게 포효할 거라 생각 못 했다. (대만과의) 첫 경기 때 부족했는데 그래서 (이번 경기 승리가) 더 간절했던 것 같다”며 “아버지가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코치로 다녀오는 모습을 보면서 어릴 때부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입에 달고 살았다. 그 꿈을 오늘 이룰 수 있게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문동주의 아버지는 해머던지기 국가대표 출신인 문준흠 장흥군청 감독이다. 2010년 광저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 국가대표 지도자로 아시안게임 무대를 밟기도 했다.
“(오늘 경기 승리에) 한몫한 것 같다”고 말한 문동주는 “한몫보다는 더하지 않았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몫보다 훨씬 많이 한 것 같다”며 웃었다.
한국 타선은 조별리그 맞대결 때 6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던 대만 선발 투수 린위민을 상대로 이날 2점을 뽑아냈다. 2회초에 선두타자로 나온 문보경이 린위민의 초구를 공략해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때려냈고, 이어지는 강백호의 타석 때 폭투를 틈타 3루까지 진루했다. 1사 3루 기회에 7번 타자 김주원이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치면서 1점을 올렸다. 이후 김형준과 김성윤의 연속 안타로 맞이한 2사 2, 3루에서도 폭투가 나오면서 3루 주자 김형준이 홈을 밟았다.
문동주가 내려간 뒤에도 한국 구원 투수들의 호투가 이어졌다. 7회에 최지민(KIA), 8회에 박영현(KT)이 무실점을 기록했다. 9회말 마운드에 오른 마무리 투수 고우석(LG)이 1사 후 안타 2개를 연달아 내주며 1사 1, 2루 위기에 몰렸지만 대만의 5번 타자 우녠팅에게 병살을 유도해내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류즈룽과 강백호는 청소년 대표 시절부터 국제경기를 함께 뛰며 우정을 쌓아온 동갑내기 친구로 대만에서 유명하다. 강백호는 이 타석에서 좌전 안타를 때려냈지만 다음번 타석인 9회초에는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나 ‘절친 대전’은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강백호는 경기가 끝난 뒤 류즈룽과 만나 껴안으며 반가움을 드러냈다. 그는 “류즈룽과 고등학생 때부터 대표팀을 함께 하면서 친해졌다. 8년째 친구로 항상 연락을 많이 했고 ‘좋은 데서 만나자’고 늘 얘기했는데 오늘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이렇게 만나게 돼서 기뻤다”고 말했다.
사오싱=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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