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 76분-반더벤 첫 골! 토트넘 리그 1위 등극, '1-0 짜릿승' 비수마 퇴장 악재 딛고 루턴 타운 잡았다 [EPL 리뷰]

[스타뉴스 | 이원희 기자]

손흥민. /AFPBBNews=뉴스1

골 세리머니하는 미키 반 더 벤(왼쪽). /사진=토트넘 SNS

잉글랜드 토트넘이 리그 1위로 올라섰다. 한 명이 퇴장당하는 수적열세를 딛고 원정 승리를 따냈다.

토트넘은 7일(한국시간) 영국 루턴의 케닐워스 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8라운드 루턴 타운과 원정경기에서 1-0 짜릿승을 거뒀다. 이로써 8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올 시즌 6승 2무, 승점 20을 기록하고 리그 2위에서 선두로 올라섰다. 아직 한 경기를 덜 치른 맨시티(승점 18)가 2위로 내려갔다.

맨시티는 오는 9일 리그 3위 아스널과 맞붙는다. 만만치 않은 상대로 맨시티의 승리도 장담할 수 없다. 맨시티는 핵심 미드필더 로드리가 출장정지징계를 받아 이 경기에 뛰지 못한다. 로드리의 출전 여부에 따라 맨시티의 경기력이 달랐다. 맨시티가 아스널전에 승리하지 못한다면, 토트넘은 더 길게 1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 아스널은 맨시티전 5연패를 설욕하겠다는 각오다.

토트넘의 이번 상대는 승격팀에,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루턴 타운이었다. 하지만 이번 경기 승리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전반 이른 시간 토트넘 미드필더 이브 비수마가 경고 누적 퇴장을 당했다. 남은 시간 동안 10명으로 싸워야 했던 토트넘이지만, 히어로가 등장했다. 토트넘 센터백 미키 반 더 벤이었다. 반 더 벤은 후반 7분 결승골을 터뜨렸다. 지난 여름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고, 이번 경기에서 이적 후 첫 골을 뽑아냈다.

손흥민은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76분간 활발히 움직였다. 안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고, 변함없이 'SON톱'을 내세웠다. 이날 손흥민은 전체 슈팅 3개, 유효슈팅 1개를 기록했다. 패스성공률도 89%로 좋았고, 키패스도 2개를 올리며 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유럽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평점 6.85를 부여했다.

손흥민과 함께 히샬리송, 제임스 매디슨, 데얀 쿨루셉스키가 2선에서 공격을 지원했다. 파페 사르와 비수마가 중원을 조율했다. 포백은 왼쪽부터 데스티니 우도지, 크리스티안 로메로, 반 더 벤, 페드로 포로였다. 골문은 굴리엘로 비카리오가 지켰다. 루턴 타운은 4-4-2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손흥민 유니폼(오른쪽). /사진=토트넘 SNS

토트넘 선발 명단. /사진=토트넘 SNS

예상대로 토트넘은 전력 우세를 앞세워 초반부터 파상공세를 펼쳤다. 전반 2분부터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왔지만, 히샬리송의 결정력이 아쉬웠다. 오른쪽 측면에서 쿨루셉스키가 절묘하게 올린 크로스에 발을 갖다됐으나 높이 떴다. 골문 바로 앞에서 시도한 슈팅이었기에 더욱 아쉬운 장면이었다. 히샬리송도 탄식을 내뱉었다.

지난 9월 4경기에서 6골을 몰아친 손흥민의 컨디션도 좋아보였다. 이번 경기에서도 공격을 이끌었다. 손흥민은 전반 7분 환상적인 스루패스를 찔러주었다. 하지만 포로의 슈팅이 옆으로 벗어났다. 포로는 아쉬움에 머리를 감싸 쥐었다. 전반 10분도 되지 않아 토트넘은 두 번이나 찬스를 잡았다. 손흥민도 전반 10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왼발 슈팅을 날렸다. 공이 높이 떴다.

토트넘은 센터백 반 더 벤이 치고 나와 중거리 슈팅까지 날릴 정도로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도했다. 전반 18분 히샬리송의 슈팅도 위로 날아갔다. 루턴 타운의 반격도 매서웠지만, 그때마다 토트넘은 침착하게 상대 공격을 막아냈다. 전반 24분 상대가 공격에 집중한 사이, 토트넘이 역습에 나섰다. 그런데 섬세함이 아쉬웠다. 손흥민을 보고 건넨 비수마의 패스가 너무 길었다.

전반 30분 쿨루셉스키의 왼발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걸렸고, 전반 33분 매디슨의 프리킥도 골과는 거리가 멀었다. 한때 토트넘의 볼 점유율은 81%를 찍기도 했다. 그만큼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악재가 생겼다. 비수마가 헐리우드 액션을 취해 경고누적 퇴장을 당한 것. 전반 추가시간 비수마는 페널티 아크에서 상대 발에 닿지도 않았는데, 넘어지는 모션을 취했다. 주심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옐로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미 경고가 한 장 있었던 비수마는 퇴장을 당해야 했다. 토트넘은 전반을 찝찝하게 마쳤다.

골 세리머니하는 미키 반 더 벤(왼쪽). /사진=토트넘 SNS

미키 반 더 벤의 골 소식을 전한 토트넘 구단. /사진=토트넘 SNS

토트넘의 숫자가 줄어서인지 움츠려있던 루턴 타운이 후반 시작과 동시에 반격에 나섰다. 그런데 결정력이 좋지 못했다. 골문 바로 앞에서 루턴 타운의 공격수 아데바요가 슈팅을 시도했는데 제대로 맞지 않았다. 토트넘 골키퍼 비카리오도 상대 크로스 속도를 따라붙지 못해 사실상 골문이 텅텅 빈 상황이었다. 하지만 아데바요가 이를 놓쳤다.

토트넘은 후반 4분 사르가 골 찬스를 놓쳤다. 측면에 있는 쿨루셉스키에게 내주는 과정은 좋았으나 리턴 패스를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했다.

토트넘의 답답한 공격이 이어졌지만, 구세주가 등장했다. 후반 7분 반 더 벤이 선제골을 뽑아냈다. 매디슨이 떠먹여준 골이었다. 매디슨은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환상적인 개인기를 앞세워 상대 수비를 허물었다. 그리고 골문 앞에 있던 반 더 벤에게 패스했다. 이것을 반 더 벤이 다이렉트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 /AFPBBNews=뉴스1

경기 전 몸을 푸는 미키 반 더 벤. /사진=토트넘 SNS

반 더 벤은 후반 11분 좋은 슬라이딩 태클을 시도해 상대 공격을 막아냈다.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토트넘 선수단의 사기도 올라갔다. 후반 15분 골키퍼 비카리오가 집중력 있는 선방을 선보였다. 홈에서 질 수 없었던 루턴 타운은 후반 15분부터 7분 동안 무려 4명의 교체카드를 꺼내들었다. 어떻게든 이기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오히려 토트넘이 역습을 시도해 상대를 위협했다. 후반 17분 포로가 날카로운 슈팅을 날렸으나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수비수 로메로도 상대 장신 공격수 아데바요와 몸싸움에서 지 않았다. 비카리오도 계속해서 세이브를 이어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벤 데이비스 등을 투입해 걸어잠그는데 주력했다. 공격수 알레호 벨리스도 그라운드를 밟았다. 토트넘은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했고, 결국 어려운 상황에서도 적지에서 귀중한 승점 3을 따냈다.

손흥민. /AFPBBNews=뉴스1

이원희 기자 mellorbiscan@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