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가 좋은 한효주, 아직 버겁고 어려운 유명인의 삶 (종합)[MK★BIFF현장]

김나영 MK스포츠 기자(mkculture@mkculture.com) 2023. 10. 7.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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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효주, 7일 부산국제영화제 액터스 하우스 참석
“‘무빙’ 출연 당시 33~34살..고3 엄마 하기엔 너무 어린 게 아닌가 생각”

한효주가 필모그래피를 돌아보며, 관객들과 소통했다. 이와 함께 알려지지 않은 작품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개최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액터스 하우스에 배우 한효주가 참석했다.

한효주가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액터스 하우스에 참석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이날 한효주는 “정말 의미있는 자리라고 생각 들었다”라며 액터스 하우스에 초대받은 소감을 전했다. 이어 “배우 인생에 있어서 걸어온 필모를 이야기할 자리가 없었다. 처음이다.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궁금하고, 저도 의미있는 시간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왔다”라고 인사했다.
# ‘독전2’로 부산국제영화제 참석
한효주는 “‘독전2’는 제가 연기하면서 한 번도 입어보지 않은 옷이었다. 어떻게 입어야 하나. 옷을 만드는 것부터였던 것 같다. 큰칼이 원래 남자 캐릭터였는데, 저를 캐스팅하고 싶어서 여자로 바꾼 캐릭터다. 선택하기까지 부담이었고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들었다. 그 옷을 입기 위해서 내적으로 외적으로 연구하고 운동도 하고 살도 빼고 근육도 만들고 물도 안 먹고 독하게 준비를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말 누가 되고 싶지 않았다. 캐릭터를 맡아서 누가 되고 싶지 않아서 정말 최선을 다했다. 좀 아쉬움이 남거나 그런 건 없지만 두렵다.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여질까, 관객들이 어떻게 봐주실까, 나는 관객들을 설득시킬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다른 작품보다는 크다.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이니까. 부디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효주가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한효주는 ‘무빙’ 때도 두려움이 있었다고 밝히며 “당시 33~34살인데 고3 엄마라고 하니까 제가 이 역할을 하기엔 너무 어린게 아닌가 자신이 없었다”라고 이야기했다.

덧붙여 “제가 선택할 때 편하게 할 수 있는 작품보다 어려운 길을 선택하는 걸 좋아하는 배우인 것 같다. 입어보지 않은 옷을 입는 걸 매력을 느끼고 어렵지만 해냈을 때 큰 희열도 느낀다. 하지만 평가받는 거에 매번 걱정된다. ‘무빙’을 공개하기 전에는 떨려서 잠도 못 자고 몸도 아팠다. 제가 몸이 예민하더라”라고 털어놓았다.

또 그는 “다행히 공개가 되고 보시는 분들이 재미있다고 다들 가면 인사를 해주니까 눈물 날 것 같았다. 오랜만에 좋은 평을 받은 것에 감사해서, 저는 욕만 안 먹으면 했다”라며 “마지막을 극장에서 다 함께 보는 자리가 있었다. 옆자리에 엄마가 있었다. 저는 엄마 역할을 엄마를 생각하면서 연기했다. 엄마는 여자로서 자기 시간이 거의 없었다. 그 정도로 헌신하고 희생하시던 엄마였기 때문에 그 캐릭터를 엄마를 떠올리면서 연기했다. 마지막 회를 엄마랑 봤다. ‘잘했다’ 한 마디 하시더라. 좀 뭉클했다”라고 감동받았던 일화를 전했다.

# 나는 왜 대중 앞에 서는 삶을 살고 싶었을까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한효주. 사진=천정환 기자
한효주는 “대중 앞에 나서는 사람이 되고 싶진 않았다. 연기를 하고 싶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는 그게 신기하다. 갑자기 왜 이 일을 하고 싶어서 청주, 작은 동네에서. 불현듯 고등학교 때 연기가 하고 싶어서 왜 이 꿈을 꾸게 됐는지 저도 신기하고 운명처럼 찾아왔다고 생각든다. 연기를 하고 싶다고 연기를 배울 학원이 청주에는 없었다. 연기학원 다니려고 매주 기차타고 전철타고 여의도에서 배우고 오고 그랬다. 미래를 꿈꿀 때 연극영화과를 진학하고 배우를 하고 싶다는 걸 고등학교때 생각하고 실천했다. 저도 그게 신기하다. 왜 그런 꿈을 꾸게 됐는지. 처음 시작했을 때 이런 배우의 삶을 살지도 생각 못했던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여전히 저는 사실 (대중 앞에 서는 것이)버겁다. 연기를 하는 건 좋다.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재미있고 제가 좋아하는 일인 것 같다. 그래서 지치지 않고 오랜 시간 이 일을 해올 수 있었던 것 같고 즐거운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대중 앞에 서는 건 여전히 어렵고 힘들고 제가 생각한 삶은 아닌 것 같다. 근데 그게 신기하게 저는 똑같이 연기를 하는데 저는 점점 유명해지지 않나. 저는 아직도 이상하다. ‘팬이에요. 좋아해요’라고 하면 ‘왜요?’ ‘왜 저가 좋아요?’라고 물어본다. 감사하면서도 불편한 순간들이 많다”라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 한효주의 다른 얼굴을 보여줬던 ‘감시자들’
한효주 사진=천정환 기자
한효주는 “‘감시자들’할 때 ‘현장에 좋은 선배가 있다는 건 이런 거구나’ 싶었다. 엄청 사랑받는 막내 같았다. 그 사랑이 너무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어서 ‘나중에 나도 선배가 되면 저렇게 좋은 선배가 되어야지’ 싶었다. 경구 선배, 정우 선배가 앞에서 끌어줘서 제가 연기를 잘할 수 있었다. 제가 인복이 참 많다. ‘감시자들’은 사실 제가 한 게 없고 선배님들이 밀어주고 끌어줘서 캐릭터가 완성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찬란했던 20대를 보내고 30대에 들어서면서 참 시간이 너무 빠르다. 빨라서 그런 순간이 오더라. 현장을 가면 스태프들이 다 ‘선배님’이라고 한다. 아직도 화들짝 놀란다. ‘제가 선배인가요?’라고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정확히 ‘해적’을 찍을 때 여자 두목인데, 현장에서도 제가 리드를 해야할 것 같고 그렇게 되더라. 더 영화에 대한 책임감이라던지 사람들을 다 챙겨야할 것 같고, 그런 약간 주인공으로서의 늘 책임감은 있었지만 ‘해적’때는 달랐던 것 같다. 그때부터인 것 같다. 저를 거쳐갔던 선배들이 생각이 났고 ‘이런 마음인가?’ 싶었다. 20대에는 제 캐릭터만 잘 소화하면 됐는데, 이젠 영화 전반적 분위기에 영향을 끼치고 ‘촬영 현장 분위기를 다르게 할 수 있구나’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좋은 선배가 되어가는 건 무엇일까 생각하면서 이젠 현장에 있는 것 같다”라고 털어놓았다.

[우동(부산)=김나영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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