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 맞춘지 1년 만에 결승까지…이소희-백하나, 부침 딛고 값진 은메달[항저우AG]
하반기 부진했으나 중국오픈부터 부활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배드민턴 여자 복식의 이소희(인천국제공항)-백하나(MG새마을금고)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톱랭커에게 석패했다. 아쉽지만 잘 싸웠다.
복식 세계랭킹 2위인 이소희-백하나 조는 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세계 1위 천칭천-자이판(중국) 조를 상대로 게임 스코어 0-2(18-21 17-21)로 졌다.
이소희-백하나는 2002 부산 대회에서 라경민-이경원 조가 금메달을 딴 이후 21년 만에 아시안게임 여자 복식에서 금맥을 캐려 했으나 아쉽게 무산됐다.
앞서 여자 단체전에서 이미 금메달을 손에 쥐었던 이들은 대회 2관왕에 오르는 대신 은메달 1개를 추가하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비록 금메달을 눈 앞에 두고 놓친 아쉬운 결과지만 이들의 역사를 살펴보면 충분히 좋은 성과라 할 만하다.
이소희는 원래 신승찬(인천국제공항), 백하나는 이유림(삼성생명)과 파트너를 꾸리고 있었는데 지난해 10월 덴마크오픈부터 손발을 맞췄다.
다소 갑작스러운 교체였지만 이들은 결성된지 1주일 만에 나선 덴마크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가능성을 보인 이들은 올 1월 인도네시아 마스터스를 앞두고 아예 동반자로 확정됐다.
이들은 빠르게 성과를 냈다. 이소희는 풍부한 경험과 공격, 그리고 백하나는 뛰어난 체력과 수비로 서로의 단점을 보완했다.
그 결과 올 초 독일 오픈과 말레이시아 마스터스를 석권했고 6월에는 인도네시아오픈에서 우승했다. 그 사이 세계랭킹은 2위까지 치솟았다.
부침도 있었다.
인도네시아오픈 후 열린 코리아오픈(8강)과 일본오픈(8강), 세계선수권(16강)까지 연속해서 8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주위에선 이들이 기술적 한계에 봉착, 공격 패턴을 상대에게 읽혔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아시안게임 직전에 열렸던 중국오픈에서 결승에 오르며 분위기를 바꿨다. 비록 천칭천-자이판에 밀려 준우승에 머물렀으나 자신감을 찾을 수 있었던 대회였다.
이들은 아시안게임에 들어 더욱 힘을 냈다.
특히 단체전 결승 2복식에서 천칭천-자이판을 다시 상대했는데 게임 스코어 2-0(21-18 21-14)으로 완파하며 중국오픈 결승전 패배를 완벽히 설욕했다.
기세를 모아 개인전에서도 순항했다.
16강에서 랭킹 24위 슈야칭-린원칭(대만) 조를 2-0(21-16 21-7)으로 대파했고 8강에선 세계 9위 펄리 탄-티나 무랄리타란 조(말레이시아)에 2-1(15-21 21-11 21-7)로 역전승을 거두며 준결승에 안착했다.
전날 밤 늦게 열린 4강에서는 세계 4위인 일본의 후쿠시마 유키-히로타 사야카를 2-0(21-14 21-12)으로 꺾고 결승까지 올랐다.
파죽지세로 금메달을 향해 나아갔지만 서서히 체력적인 한계에 봉착했다. 특히 4강 이후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하루도 채 안 돼 다시 결승을 치르는 것은 버거웠다.
결승 상대는 한국의 김소영(인천국제공항)-공희용(전북은행)을 꺾고 올라온 천칭천-자이판.
중국오픈의 만회를 위해 그리고 대표팀 동료 김소영-공희용의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서라도 승리가 필요했다.
이소희-백하나는 경기 초반부터 상대의 코트 구석구석 셔틀콕을 꽂았고 1세트 전반을 11-6으로 마치며 순항하는 듯 했다.
그러나 이후 전열을 가다듬은 상대에 역전을 허용했고 18-21로 기선 제압을 당했다. 2세트토 비슷한 스름이었다.
전반을 11-8로 마쳤으나 다시 후반에 역전을 허용하며 결국 아쉬운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이소희-백하나는 물론 개인전 남자 단복식에 이어 여자 복식에서도 금메달에 실패한 한국 배드민턴에도 아쉬운 결과지만 결성된지 1년 남짓한 팀이 톱 랭커를 상대로 대등하게 싸운 것만으로도 박수 받을 만하다.
하반기 부진의 흐름을 완벽히 극복했다는 것도 성과다. 이들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시 파리 올림픽을 정조준한다. 지금의 기세를 유지하되 막판 집중력을 조금 더 보완한다면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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