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수박 감별리스트에 "`진박` 감별하다 폭망한 새누리 떠올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일부 강성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수박 감별 리스트'가 돌고 있는 데 대해 비명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수박 감별의 당도 범위는 0~5로 당도가 높을수록 비명계에 가깝다는 의미다. 비명계인 김종민·설훈·이상민·이원욱·조응천 의원등은 강성 친명계 조직으로부터 출당 압박을 받고 있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박용진 주당 의원은 6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과거 새누리당에서 벌어졌던 '진박 감별사' 사태가 떠오른다"며 "새누리당이 걸었던 길, 진박 감별사 사태가 만들었던 길을 민주당이 똑같이 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당도 4로 분류돼 있다.

박 의원은 "이른바 새누리당을 패배의 길로, 그리고 박근혜 정권을 폭망의 길로 이끌었던 시초는 '진박 감별사'"라며 "수박 감별사 사태가 우리 민주당 안에서 벌어지면 분열할 거고 분열하면 총선서 패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도 4'로 분류된 이원욱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박이라는 용어를 서슴없이 사용하는 지지자들에게 민주주의에 대해 묻는다"며 "당신들은 민주주의자 맞느냐"고 따졌다. 그는 "모택동 홍위병과 무엇이 다르냐. '민주'라는 단어를 앞세우고 민주를 오염시키고 있지 않느냐"고 비난했다.

이어 "이러한 팬덤에 의지해 정치하려는 이재명 대표에게 민주주의에 대해 묻는다"며 "오직 관심이 순도 100%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드는 것만이 목표인가"라고 따졌다.

조응천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 해임안 통과를 거론하며 "생각이 다른 사람은 완전히 악의 집단으로 치부한다"며 "우리나라 강성 지지층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특정인을 중심으로, 특정인의 보위를 위해 당이 운영되고 이의를 제기하면 '수박' 딱지를 붙인다"며 "이런 정당을 민주정당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체포동의안에 가결표를 던진 비병계 의원들의 거취를 놓고도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일부선 총선 승리를 위한 포용론이 나오지만 강성 친명계는 일부 의원은 징계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고름은 새살이 될 수 없다"며 조치를 강조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축출은 안된다"면서도 "소탐대실해서 찬성표를 던진 그런 분들은 진짜 양심에 털난 사람들로 그 후로도 헛소리 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당을 떠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