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밍 서채현, 내리는 비가 야속해... 결선 못 치르고 은메달
한국 스포츠클라이밍의 간판 서채현(20)이 현지에 비가 많이 내린 탓에 결선을 치르지 못하고 은메달을 획득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는 7일 오후 중국 저장성 사오싱 커차오 양산 클라이밍 센터에서 열기로 한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콤바인 결선을 취소했다. 오전부터 내린 비가 오후에 더욱 거세지면서 경기를 진행하기 어렵고, 선수들의 안전을 고려해 결선을 열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에 조직위는 앞선 준결선 결과로 최종 순위를 결정했다.
그 결과 준결선에서 2위를 기록한 서채현에게 은메달이 돌아갔다. 서채현 입장에선 하늘이 원망스러울 수 있는 상황이다.
서채현은 준결선에서 200점 만점에 199.73점을 획득, 모리 아이(일본)와 동률을 이뤘지만, 모리가 볼더링에서 25점 2개를 받으며 1개의 25점을 획득한 서채현보다 높은 순위에 자리했다. 준결선에서 모리와 같은 점수를 기록한 서채현은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결선에서 금메달을 노려볼 수 있었지만, 비로 인해 결선이 취소되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스포츠클라이밍 선수로 활동한 아버지 서종국 현 대표팀 감독과 그의 수강생이었던 전소영씨를 부모로 둔 서채현은 어릴 때부터 산이 놀이터였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대회에 나갔고, 방학마다 부모와 미국·그리스 등 해외 등반을 다니며 꿈을 키웠다.
중학생이 되면서 기량이 급격히 늘어난 서채현은 2019년 리드 세계 랭킹 1위, 2021년 세계선수권 리드 금메달을 땄을 만큼 리드에 강했다. 스포츠클라이밍은 리드(Lead)와 볼더링(Bouldering), 스피드(Speed)로 나뉘는데 15m 벽을 최대한 높이 올라야 하는 리드 경기에선 지구력이 중요하다. 다양한 과제를 수행하는 볼더링, 속도를 겨루는 스피드 경기는 근력과 순발력이 필수다.
서채현은 2021년 도쿄 올림픽에 출전했다. 당시 올림픽에선 리드와 볼더링, 스피드 성적을 합산했기 때문에 리드 예선 1위, 결선 2위를 하고도 합산 8위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에선 스피드가 별도로 분리되고, 리드와 볼더링이 한 종목으로 치러졌다. 서채현은 도쿄 올림픽 이후 볼더링 비율을 높여 리드와 병행했다. 지난겨울엔 볼더링에 필요한 최대 근력을 끌어올리려 체중의 약 80%인 40㎏ 중량을 달고 턱걸이 훈련도 했다.
서채현은 지난 6월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월드컵에서 볼더링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리드 월드컵 메달을 휩쓸어온 그가 볼더링 월드컵에서 따낸 첫 메달이었다. 이번 대회를 대비해 볼더링을 더욱 연마한 서채현은 일본 모리와 치열한 경쟁을 펼쳤지만, 비로 인해 결승전을 치르지 못하고 은메달로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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