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G 연속 QS'… '사직 예수' 롯데 윌커슨, 거인군단 에이스로[스한 이슈人]

김영건 기자 2023. 10. 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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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한국 김영건 기자] 롯데 자이언츠 우완 선발투수 애런 윌커슨(34)이 '외국인 에이스' 역할을 수행했다. 8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며 '1선발'로의 입지를 굳혔다.

애런 윌커슨. ⓒ롯데 자이언츠

윌커슨은 7일 오후 5시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97구를 던져 3실점 4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6탈삼진으로 호투를 펼치며 시즌 7승(2패)째를 챙겼다. 윌커슨의 올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2.08에서 2.26으로 소폭 상승했다. 롯데는 윌커슨의 활약 속에 두산을 6-3으로 잡고 2연패를 탈출했다.

이날 윌커슨은 1회 선두타자 정수빈에게 좌전 안타를 내줬다. 하지만 후속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하고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윌커슨은 팀이 2-0으로 앞선 2회말도 탈삼진 2개 포함 삼자범퇴로 정리했다.

윌커슨의 호투에 힘을 받은 롯데 타선도 3회까지 4득점을 뽑아냈다. 득점 지원을 받은 윌커슨은 3회를 삼자범퇴로 마쳤다. 이어 4회도 2사 후 양의지에게 볼넷을 허용하긴 했지만 후속타자 양석환을 3루수 파울플라이로 돌리고 순항을 이어갔다.

팀이 5-0으로 앞선 5회말, 윌커슨은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마저 선보였다. 선두타자 김재환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어 후속타자 강승호에게도 좌전 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1,2루에 몰렸다. 그러나 윌커슨은 위기에서 먼저 김재호를 우익수 플라이로 봉쇄했다. 후속타자 허경민, 정수빈도 연속 삼진으로 솎아내며 위기를 탈출했다. 바깥쪽으로 흐르는 커터와 높은 코스의 하이 패스트볼의 구위가 일품이었다.

안정감을 이어가던 윌커슨은 6회말 아쉬운 결과를 받았다. 선두타자 조수행을 볼넷으로 보냈고 후속타자 호세 로하스에게도 우전 안타를 내줬다. 배터리의 폭투도 나오면서 무사 2,3루 위기에 봉착했다. 여기서 양의지에게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 홈런을 헌납했다. 일단 후속타자를 모두 범타로 막고 더이상의 추가 실점은 허용하지 않았다.   

제 역할을 다한 윌커슨은 6회까지 소화한 후 마운드를 불펜진에게 넘겼다. 이후 롯데는 리드를 지키며 두산을 6-3으로 꺾었고 윌커슨도 승리투수가 됐다.

애런 윌커슨. ⓒ롯데 자이언츠

롯데 투수진에서 윌커슨의 호투가 돋보인다. 지난 7월18일 댄 스트레일리의 대체 선수로 롯데에 영입된 윌커슨은 팀 합류 후 완벽한 에이스로 거듭났다. 이날 경기 전까지 윌커슨의 올 시즌 성적은 6승2패 평균자책점 2.08(73.2이닝 17자책).

윌커슨은 한국 무대에서 치른 13경기 중 무려 11경기를 퀄리티스타트로 장식할 정도로 안정감 있는 투구를 선보였다. 특히 이날 경기까지 8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로 활약하며 거인군단의 마운드를 이끌었다.

이날도 윌커슨은 시속 145km 안팎의 패스트볼에 날카로운 슬라이더, 커터,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섞어 두산 타선을 효과적으로 잠재웠다. 윌커슨의 구위에 두산 타자들은 쉽사리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윌커슨과 유강남 배터리는 매 이닝 다른 볼배합을 가져가면서 상대에게 혼란을 주기도 했다. 비록 6회 양의지에게 3점홈런을 맞긴 했지만 경기 전체적으로 봤을 때 안정적인 투구를 펼친 윌커슨이다.

현재 롯데는 사실상 '가을야구'에 실패했다. 6일 기준으로 5위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차는 7경기다. 롯데가 남은 9경기에서 전승하고, NC가 9경기에서 거의 전패를 해야 뒤집을 수 있는 격차다.

그럼에도 윌커슨의 호투가 의미있는 이유는 팀의 젊은 투수들을 위해서다. 이날 경기 전 롯데 이종운 감독대행은 "윌커슨은 '탑클래스' 외국인 선수다. 경기 운영 능력도 좋다. 경기를 대하는 자세도 뛰어나다"며 "외국인 선수는 본인이 던지고 싶은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다. 젊은 선수들이 보고 여러 가지 배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종운 감독대행은 윌커슨의 뛰어난 경기력과 마인드를 어린 투수들이 보고 깨달았으면 하는 바람을 밝혔다.

애런 윌커슨. ⓒ롯데 자이언츠

'사직 예수' 윌커슨이 멈추지 않는 호투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다음 시즌 본인의 현실적인 재계약 문제나 롯데의 마운드 육성에 있어 윌커슨의 쾌투는 의미가 깊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스포츠한국 김영건 기자 dudrjs70@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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