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슈프림 매장’의 불친절 논란?…직접 가봤습니다 [미드나잇 이슈]
‘도산 슈프림 직원한테 혼나고 온 후기’라는 글이 지난달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라왔다. 이에 따르면 고객 A씨는 최근 국내 정식 매장을 연 인기 브랜드 슈프림의 신발 에어포스 한 켤레를 구매한 후 티셔츠를 구경 중이었다. 당시 상황에 대해 그는 “티셔츠 매장가격이 생각보다 비싸서 크림(재판매 거래 중개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을 켜서 미국 발매가를 보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를 지켜본 직원 B씨는 “가격표 달려있으니깐 그거 보세요”라며 제지했다고 한다.
A씨는 “옷가게 가서 핸드폰 통제당한 건 인생 처음이라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화도 났다”며 “다들 슈프림 매장 가실 때는 크림 어플 삭제하시고 가던지 매장 내에서 폰 만지시면 안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또 그는 직원의 장발 머리를 언급하며, 해당 직원이 불친절함을 적은 후기를 함께 게시했다.

6일 기준 네이버 지도, 카카오맵, 구글맵에서 신사동 슈프림 매장 후기 등을 검색하자 낮은 평점과 함께 매장을 비판하는 글을 다수 확인할 수 있었다. 카카오맵과 구글맵에서의 별점은 5점 만점 중 각각 1.9와 3.1이었다. 특히 구글맵에서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의 다양한 언어로 작성된 비난 글도 있었다.
후기 중 고객 응대에 대한 불만 글을 살펴보면 “직원분 너무 까칠하심...물어봐도 대충 대답해주시고 다른 분에게 여쭤보니 사이즈 재고도 있었음”, “직원 중 장발에 앞머리 땋은 남자 직원 매우 불친절하고 무례하네요”, “9월4일 월요일 머리에 거미줄 타투한 사람 cs할 거면 똑바로 해라. 한 손으로 비닐 던지고 말도 안 하고 손으로 까딱까딱할 거면 일하지 말아라” 등이 보인다.

슈프림의 불친절 마케팅 이야기는 뉴욕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하는 젠 브릴(Jen bril)이 2019년 미국 패션지 ‘GQ’와 진행한 인터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1994년 당시 뉴욕 슈프림 매장 직원에 대해 젠 브릴은 “잘생긴 남자들이 멋있게 입고 있었지만, 태도는 최악이었다. 매장 안팎으로 정신 나간 에너지가 감돌았다”면서 “아무것도 팔고 싶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어쩌면 사람들이 매장으로 들어오는 것조차 싫어했을 수도 있다”고 회상했다.
이처럼 슈프림 직원이 불친절하다는 인식은 창립 시기부터 팽배했다고 알려졌다. 그 시작은 1994년 4월 영국계 미국인 디자이너 제임스 제비아(James Jebbia)가 뉴욕 맨해튼에 힙합과 스케이트 문화를 기반으로 한 슈프림을 창립하면서부터다. 그는 당시 뉴욕의 불량배와 스케이트 보더를 직원으로 고용했는데, 매우 불친절하기로 유명했다고 한다. 그때부터 슈프림은 ‘반항아’ 이미지를 구축했고, 직원의 불친절함은 슈프림의 상징처럼 여겨지기 시작했다.
현재까지도 슈프림은 스케이트 보더를 직원으로 채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이런 배경지식 없이 슈프림 매장을 방문했다가 불쾌한 기분을 느끼는 고객이 많은 편이다. 스케이트보드 문화로 꾸며진 매장 분위기와 직원들로 하여금 일반인이 위화감을 느끼는 경우가 잦은 것이다. 일본 슈프림 매장 역시 직원이 불친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슈프림 직원의 불친절은 마케팅 전략이며 국내 매장도 해당하는 걸까?

신사동 슈프림 매장을 방문한 지난 5일 오후 2시. 평일 낮인데도 매장에 출입하기 위해선 줄을 서야 했다. 매장 앞에는 10명의 손님이 기다리고 있었고, 20분 정도 후에 매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군더더기 없는 외관처럼 내부도 깔끔했다. 매장 중앙에 있는 달러를 형상화한 슈프림 테이블이 이목을 끌었다. 큰 음악 소리와 직원들의 차림새가 매장 분위기와 잘 어우러졌다.
밤색 청바지를 입어보기 위해 한 직원에게 사이즈를 문의했다. 일부러 살펴본 직원 안색은 무표정했지만 전시된 제품이 마지막 사이즈라고 친절하게 알려줬다. 전시된 바지 중 몸에 맞는 사이즈가 있었던 연청색 바지를 들고 탈의실로 향했다. 탈의실 앞에는 아마도 화제의 주인공이었을 법한 장발 직원이 서 있었다. 직원에게 “옷은 자유롭게 입어볼 수 있나요?”라고 묻자 그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그는 청바지 옷걸이를 빼주고 탈의실을 안내해줬다.
첫 번째 직원과 달리 탈의실을 안내해준 그는 온라인에 올라온 글을 알고 있었다. 그도 슈프림에 직원이 불친절해야 한다는 지침은 없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논란에 있어서 아무 대응을 안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논란에 관해 “고객이 봤을 땐 그랬던 것 같다. 말을 아끼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매장에서 크림으로 가격을 확인하는 손님을 제지했는지 묻자 그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매장에서 보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밖에서도 충분히 확인하고 들어올 수 있지 않나”고 설명했다. 그는 리셀 문화에 부정적이었으며 “그저 모든 사람이 브랜드의 문화만을 온전히 즐겼으면 좋겠다”고도 전했다.
리셀 문화란 소위 말해 ‘되팔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한정판 제품이나 고가의 희소 상품을 거래하는 행위다. 중고 거래가 아닌 남들이 갖지 못한 ‘희소성’에 가치를 부여해 사고파는 것이다. 그러므로 ‘물건을 대량으로 구매해 리셀 시장을 만드는 행위가 문제다’라는 의견과 ‘리셀은 소비문화의 새로운 추세일 뿐이다’라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김지호 기자 kimja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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