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설리 다큐 '진리에게' 공개…"진리 말 통해 애도 시작"(종합) [BIFF]
(부산=뉴스1) 고승아 기자 = 그룹 f(x) 출신 배우 故(고) 설리의 유작 '진리에게'를 연출한 정윤석 감독이 영화에 대한 의미를 전하며 고인을 추억했다.
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CGV 센텀시티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진리에게' GV(관객과의 대화)가 열려 정윤석 감독이 참석했다.
장편 다큐멘터리 '진리에게'는 배우이자 아티스트로서의 설리와 스물다섯의 최진리가 그 시절 느꼈던 다양한 일상의 고민과 생각을 인터뷰 형식으로 전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 영화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섹션의 다큐멘터리(기록영화) 쇼케이스 부문에 초청받아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됐다.
이날 정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서 무엇을 얘기하고 싶으냐'라고 했을 때 저는 주인공분께서 공개를 원칙으로 영화 인터뷰 촬영을 하셨고 정리하는 과정이 있었고 고인의 그런 말씀들은 우리 사회에 중요한 화두를 던지는 말씀이라 생각한다"라며 "여성에 대한 문제, 약자에 대한 문제, 평등의 문제일 수도 있고, 어떤 측면에선 지금 소위 젊은 세대가 되게 중요시 여기는 가치들을 함의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모녀의 얘기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는 궁극적으로 이 영화를 왜 만들게 됐냐고, (고인의) 어머니께도 말씀드린 게 주인공 진리의 영화이기도 하지만, 그분을 그리워하는 이 땅의 수많은 진리들을 위한 영화일 것 같고, 참된 이치라는 그 자체, 진리에 대해 다시 얘기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영화에는 설리와 진행했던 생전 인터뷰를 비롯해 설리가 이전에 했던 발언들을 담고 있다. 설리와의 인터뷰에 대해 정 감독은 "특별한 게 없었던 게 주인공이 대답할 때까지 기다렸다"라며 "한 가지 에피소드는 인터뷰 준비를 위해 14년치 기사를 다 읽었다. 일단은 주인공 13살 아역 배우 시절부터 사후 인터뷰 기사까지 모든 걸 점검했고, 돌아가시고 나서도 하나하나 자료 정리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한테는 그게 단순히 기사가 아니라 유품이라 생각했다, 고인의 말씀이기 때문에 그런 관점에서 봤다"라며 "일기장도 사용해서 애니메이션(만화영화) 팀에 넘길 때 그냥 그림이 아니라 고인의 유품이니까 보존하고 처리 과정에서 엄격하게 보안 과정이 필요했다. 섬세하게 그런 룰들을 만들어 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14년치 인터뷰 기사를 제본해서 미리 한번 사진 찍어서 부담 좀 가지라고 보내준 적도 있다"라며 "사실 인터뷰는 굉장히 공적인 행위고, 인터뷰와 인터뷰어는 친밀하면서도 먼 관계다, 실시간으로 공수가 바뀌고 신뢰와 존중이 필요한데 저는 그런 과정에서 이런 인터뷰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사실 다큐멘터리는 기록이란 뜻인데, 기록 자체로서 의미가 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 감독은 설리를 되돌아보기도 했다. 그는 "(설리가 출연했던 예능) '악플의 밤' 당시로 가면, 예능이란 것이 자기 말을 하면서 분량을 따먹는 거고, 터지면 방송 잘한다고 보이는 건데, 제 기억에는 주인공(설리)인 배우는 말을 주로 경청했다"라며 "되게 특이한 게, 실제로 저와도 많은 대화가 별로 없었다, 제가 감독으로서 이런 걸 표현하고 싶다고 하면 자기 의견을 적극적으로 주장하기보다는 의견을 들었고 상대방 의견을 수용하려고 하더라"고 밝혔다.
이어 "이 모습이 일반인이 가진 (설리의) 이미지와 대척된다고 생각했다, 진리라는 사람을 이런 사람이구나 (생각했다)"라며 "전 친절과 배려는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친절은 보이는 거고, 배려는 그런 것들이 잘 드러나지 않는 건데 그걸 명확하게 구분하면서 행동하는 사람은 잘 없는데 설리는 그걸 구분해서 행동하더라"며 "그런 과정에서 (설리는) 예능이란 TV 포맷과 대척점에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런 결을 이해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주인공분이 아티스트란 개념이 필요하다"라며 "그런 건 사실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인데, 저는 항상 (설리를) 아티스트라는 관점으로 바라봤고 침묵엔 의미가 있을 거라고 봤다"고 했다.
정 감독은 '진리에게'의 화자가 '진리', 즉 설리라는 게 중요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화자가 진리라는 게 중요했고, 그게 (관객분들에게) 많은 위로가 될 거라 생각했다"라며 "그리고 이 영화는 부산국제영화제에 감사한 게 (설리가) 배우로서 꿈이 컸는데, 많은 사회적 주체들이 그 뜻을 기리기 위해 (이번 상영을) 준비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영화에서 주인공이 '용서'라는 말을 했는데 그분이 한 말 안에서 우리는 질문을 생각해야 한다"라며 "그분의 말에서 각자 질문을 해야 하고 그게 추모의 시작, 애도의 시작이라 생각하는데 이런 문화가 한국에선 약하다, 그러니 주인공의 말 안에서 우리의 삶과 내 삶을 잘 돌아보고 그 안에서 어떤 역할과 실천을 하면서 살아갈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그 의미를 전했다.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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