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 노래로 배우니 더 재미있어요"…미국, 한국어 수업의 진화
[앵커]
세계 곳곳에 퍼지는 한류 인기 속에 최근 미국에선 한국어를 배우려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기존 방식을 벗어나, 한국 노래나 태권도를 통해 우리 말은 물론 역사와 문화까지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이색 수업이 호응을 얻고 있는데요.
현장을 안미향 리포터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기타를 든 사람들이 악보를 확인합니다.
찬찬히 코드를 짚어가며 배워보는 연주법,
평범한 기타 교실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곳은 한국어 수업 현장입니다.
[이상희 / 한국어 강사 : 기타가 사실 주목적은 아니고요. 한국 노래를 통해서 한국 역사와 문화도 같이 얘기를 하고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에 더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이 수업의 목적입니다.]
한글 초급반을 수료한 수강생들이 이른바 7080 한국 포크 음악으로 우리말을 익히는 겁니다.
한국적인 정서가 담긴 노랫말은 일반 교과서에선 찾아볼 수 없는 생생한 한국 역사나 문화까지 배울 수 있는 교보재가 됩니다.
[시타 게레로 / 한국어 기타반 수강생 : 특히 한국 역사를 배우는 것을 원했고 기타를 배우면서 포크 노래와 함께 한국 역사를 배우는 부분이 가장 흥미롭습니다. 한국어는 매우 어렵지만, 발음이 아름다워서 발음법을 배우는 것을 즐기고 있습니다.]
한국 전통 무술인 태권도를 배우며 한국어를 익히는 과정도 인기입니다.
[태권도 강사 : 우리는 다리로 달리고 또 발길질도 하죠. 태권도의 '태'는 다리를 이용한 행동입니다.]
손짓부터 발짓까지 동작을 함께하며 단어를 익힙니다.
언어는 그 언어를 쓰는 이들의 문화가 녹아있는 만큼, 이처럼 다양한 한국 문화를 통해 한국어를 더 친근하게 배우도록 하는 겁니다.
[바바라 캠푸스 / 한국어 태권도반 수강생 : 한 번도 배운 적이 없는 것을 배우고 싶어서 태권도 수업을 선택했는데 무척 흥미롭습니다.]
[캐런 피셔 / 한국어 태권도반 수강생 : 엄마와 외조부모님이 모두 한국 사람이라서 한국 문화를 접하기 위해 태권도를 배우기로 했고 한국어도 배우고 있습니다.]
텍사스 세종학당이 한국어 수업에 문화 활동을 접목하면서 수강생이 몰리고 있습니다.
학기마다 무료로 개설되는 수업은 6개 정도.
3년 전 60명 정도에서 시작해 해마다 두 배씩 수강생이 늘었을 정도입니다.
[임성배 / 텍사스 세종학당장 : 초급반을 보면 한글교육의 미래를 볼 수 있습니다. 초급반이 10명이면 그다음은 8명, 그런 식으로 위로 올라갈수록 조금 줄어들거든요. 그래서 초급반이 몇 명인지가 굉장히 중요한데 저희가 초급 교실을 20명을 보통 두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40명까지 등록해서 항상 분반하고 있고.]
특히 K-팝과 드라마뿐 아니라, 한국전쟁 당시 보건 의료사나 고 백남준 작가의 '미디어 아트' 등 기존엔 다루지 않던 새로운 소재로 수업을 진행해 흥미를 더합니다.
평소 한류에 관심 있는 현지인들은 물론 모국과의 연결고리를 그리워하던 동포들의 호응도 이어집니다.
[엘리노이 리 / 한국계 미국인 : (한국인인)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너무 슬프고 잃어버린 느낌이라서 한국어를 배우고 싶었어요. 한글이 없었다면 지금도 한자를 써서 외국인이나 한국인 모두 글을 배우기 매우 어려웠을 건데 대단합니다.]
[임유민 / 수강생 : 제 목표가 주한 미 대사가 되는 거라서 이런 (한국어 수업) 경험을 통해서 한국에 대한 이해와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를 쌓아가면서 나중에 외교관이 돼서 한국과 더 가까워질 수 있고.]
세계 곳곳에서 한류를 타고 한국어 배우기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요즘, 다양한 분야와 접목한 새로운 방식의 수업이 우리말 학습의 저변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미국 텍사스에서 YTN 월드 안미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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