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금의환향' 펜싱 국가대표 구본길 "운동 태도·기술·품격 모두 기억되기를"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로서 최다 금메달 타이기록을 세운 선수죠. 펜싱 사브르 국가대표 구본길 선수, 뉴스룸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구본길/펜싱 국가대표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앵커]
반갑습니다. 이제 큰 대회를 치르고 귀국한 지 일주일이 됐습니다. 귀국하실 때 마음이 굉장히 홀가분하셨을 것 같아요.
[구본길/펜싱 국가대표 : 네. 저희가 무조건 금메달을 따야 된다라는 부담감이 있기 때문에, 다행히 또 개인전에서도 한국 선수가 금메달을 땄고 그다음에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따서 좀 홀가분 마음으로 귀국을 할 수 있게 돼서 정말 감사하죠.]
[앵커]
귀국해서 가장 처음 한 게 뭐였습니까?
[구본길/펜싱 국가대표 : 사실 가장 처음 한 것보다는, 가장 보고 싶었던 게 이제 아들이었죠. 아들이 태어난 지 이제 7개월 됐는데 또 마침 또 공항에, 입국장에 아들이 또 마중 나왔더라고요. 보자마자 이때까지 고생한 거 힘든 거 한순간 한순간에 다 잊혀질 정도로 너무 행복하더라고요.]
[앵커]
가족분들도 굉장히 많이 뿌듯해하고 기뻐하고… 어쨌든 최다 타이 금메달, 아무나 할 수 있는 기록이 아니잖아요.
[구본길/펜싱 국가대표 : 그런데 이제 사실 최다 금메달을 했다는 거에 실감은 솔직히 잘 안 나거든요. 잘 안 나는데, 여기 와서 내가 그래도 최다 타이 금메달이니까 불러주셨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조금 조금씩 실감이 나네요.]
[앵커]
이게 바로 그 단체전 금메달입니다. 굉장히 무거워요.
[구본길/펜싱 국가대표 : 저희가 또 도쿄올림픽에서 이제 또 금메달을 땄고, 세계 최강이라는 걸 계속 지켜왔기 때문에 대한민국 사브르가 한국 최강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좀 많이 열심히 간절했던 것 같아요.]
[앵커]
이번에 사실 개인전 결승에서 오상욱 선수와 대결을 했습니다. 오상욱 선수가 올라가면서 "아, 내가 지난 5년 전에 형에게 졌었지" 이러면서 올라갔대요. 구본길 선수도 어떤 생각을 하면서 올라갔습니까?
[구본길/펜싱 국가대표 : 상욱이는 딱 들어가기 전부터 마음이 편했던 것 같아요. 저는 이제 욕심, 딱 욕심이 나더라고요. 그러니까 그 대기록이라든지 4연패, 이런 게 욕심이 조금 나더라고요. 거기서 제가 좀 급하지 않았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시안게임이 4년마다 열리거든요. 그러면 4연패면 16년 동안 그 자리를 지킨다라는 건데, 사실 어렵거든요.]
[앵커]
12년도 힘들어요.
[구본길/펜싱 국가대표 : 그래서 감사합니다. 사실 어려운데, 상욱이가 결승에 반대편에서 올라왔기 때문에 저도 그걸 보면서 동기부여가 돼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올라갔던 것 같아요.]
[앵커]
선수마다 경기 스타일이나 강점도 굉장히 다르다고 들었습니다. 본인의 경기 스타일과 강점은 뭐라고 자부하십니까?
[구본길/펜싱 국가대표 : 저는 사실 공격이거든요. 좀 공격이 좀 더 긴 스타일이 들어가서… 깊게 들어가서 상대방이 거리를 좀 파악하기가 처음에는 좀 힘들어서, 그런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앵커]
오른손으로 항상 찌르시니까 이쪽이 훨씬 내려가 있고 많이 들어가 있잖아요. 팔 길이가 좀 다르잖아요.
[구본길/펜싱 국가대표 : 네. 팔 길이를 보시면 제가 이렇게 이게 똑바로 서 있는데, 이게 지금 편한 자세고 사실 이게 똑바로인데 이게 좀 불편해요. 그런데 이게 모든 펜싱 선수들의 직업병이지 않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제 곧 전국 체전도 열리고 내년 7월에 파리 올림픽 파리 올림픽도 있습니다. 아시안게임이 끝났지만 또 쉬는 게 쉬는 게 아닐 것 같기도 하고요.
[구본길/펜싱 국가대표 : 다음 주에 전국체전을 또 시합하러 가야 되거든요. 그래서 또 시합이 끝나면 또 11월 초부터 저희가 또 파리 올림픽 또 이제 준비 랭킹 포인트 시합이 또 열리거든요. 저희는 시즌이, 내년 시즌이 11월 달부터 열려서 솔직히 쉴 틈이 없이 그냥… {11월이면 바로 다음 달이네요.} 네, 바로 다음 달에 내년 파리 올림픽을 또 준비해야 됩니다.]
[앵커]
"3년 뒤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에도 도전하겠다". 은퇴란 아직은… 딱 단호하게 말씀하셨어요.
[구본길/펜싱 국가대표 : 아직 선수로서 더 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에, 저의 도전의 끝이 어딘가라는 걸 좀 시험해 보고 싶고. 또 제가 이렇게 또 마음을 먹을 수 있는 게 뭐였냐 하면, 지금 저희 맏형이 이제 마흔하나거든요. 근데 지금 항저우 아시안까지 뛰었잖아요. 또 내년 파리 올림픽도 같이 준비를 하거든요. 그런 정환이 형을 보면서 제가 할 수 있다라는, 저도 나도 할 수 있다라는 그런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제 은퇴 시기는 정환이 형 선수 은퇴 나이보다 1년 더 하는 게 저의 꿈이다. (웃음) 1년 꿈이다라고 그렇게 말을 했거든요.]
[앵커]
내가 형보다는 1년 더 할 거야, 약간 이런 마음… 김정환 선수의 그러면 약간 컨디션 같은 것도 많이 챙겨주셔야겠습니다.
[구본길/펜싱 국가대표 : 그렇죠. 정환이 형이 오래 할수록 제가 더 오래 하니까 옆에서 잘해야죠.]
[앵커]
구본길 선수는 다시 태어나도 펜싱을 하겠습니까?
[구본길/펜싱 국가대표 : 네, 저는 펜싱을 할 것 같아요. 사실 제가 몸치거든요. 다른 운동을 정말 못 하거든요. 그런데 유일하게 펜싱만 이렇게 저랑 맞더라고요. 그래가지고 약간 운명처럼, 지금도 그런 생각, "아, 내가 펜싱을 하기 위해서 태어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을 가끔씩 하게 되는데 저는 다시 태어나도 펜싱이라는 종목을 하고 싶어요.]
[앵커]
마지막으로 어떤 펜싱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지요?
[구본길/펜싱 국가대표 : 은퇴를 했을 때 운동만 잘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진 않아요. 운동에 임하는 태도, 운동의 기술, 품격 이런 거를… 좀 더 그런 스포츠 선수가 되는 게, 기억이 되는 선수로 남고 싶어요.]
[앵커]
운동만 잘한 것이 아니라 태도도 정말 좋았고, 기술도 훌륭했지만 또 인간적인 면모도 갖춰져 있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 굉장히 욕심쟁이… (웃음)
[구본길/펜싱 국가대표 : 욕심인 거죠. 그러니까 그렇게 하려고 저도 더 열심히 해야 되고,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요행을 바라지 말고 좀 더 솔선수범으로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되지 않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굉장히 말씀하시면서 유쾌한 에너지가 많이 느껴졌습니다. 이게 바로 이제 금메달의 품격이로군요. 지금까지 구본길 선수와 인터뷰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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