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항저우] 9년만에 '값진 銀' 최솔규-김원호 "이기고 싶은 마음 강했다"

한국 남자 배드민턴 최솔규-김원호, 연합뉴스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남자복식 세계랭킹 15위의 최솔규(요넥스)-김원호(삼성생명)조는 비록 금메달 도전에는 실패했지만 값진 성과를 올렸다.

7일, 중국 항저우 빈장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남자복식 결승전에 나선 최솔규-김원호 조는 인도의 랑키레디 사이라즈-세티 챈드라쉬카(세계 3위)에 세트스코어 0-2(18-21, 16-21)로 패했다. 

한국은 2014 인천 대회에서 이용대-유연성이 남자복식 은메달을 획득한 뒤 9년만에 또 한번 이 종목에 은메달을 가져왔다.

한국 배드민턴 남자복식은 2002년 부산 대회에서 이동수-유용성이 우승한 뒤 21년 간 금메달 소식이 없다. 하지만 9년만에 남자복식에서 은메달 낭보가 들려오며 미래에 희망을 실었다. 

앞서 열린 16강에서 두 사람은 중국의 량웨이컹-왕챙(세계랭킹 2위)이라는 가장 큰 벽을 뛰어넘은 뒤 8강에서 홍콩을 잡고, 4강에서 대만을 격파했다. 

한국 남자 배드민턴 대표팀 최솔규-김원호, 연합뉴스

하지만 결승전에 올라온만큼 마지막 적수는 만만찮았다. 인도의 랑키레디와 세티는 공격적으로 한국 선수들을 밀어붙이며 범실을 유도하고, 수비를 어렵게 만들었다. 

첫 판 접전에서 한국은 3점 차까지 앞서며 첫 게임을 따올 수 있었지만, 후반 인도 선수들이 강하게 밀어붙이며 기세를 놓쳤다.

김원호는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이겨야겠다는 마음이 강해져서 급해졌다"며 "냉정하게 공격권을 더 가져오려고 하면 이길 수 있었을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 날 현장에는 김원호의 어머니도 찾아와 아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김원호는 여자 배드민턴의 살아있는 전설인 길영아 삼성생명 배드민턴단 감독의 아들이다. 

길 감독은 1996 애틀랜타 올림픽 혼합복식 금메달, 1995 세계선수권 여자복식 금메달, 1993~1995 전영오픈 여자복식 3연패를 이뤄냈다.

김원호는 "지켜봐주신 어머니께 금메달 따는 모습을 보여야 했는데 아쉽다"며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이번 대회를 계기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함께 은메달을 합작한 최솔규는 "어려운 경기가 많았는데 저희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포기하지 않고 경기를 치르다 보니 결승까지 왔다"면서 "자카르타 대회 이후 5년 동안 열심히 최선을 다해 노력한 덕분에 좋은 결과를 보여드린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