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를 무는 최초의 술 역사 [명욱의 술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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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늘 살면서 최초라는 단어에 주목한다.
동양에서는 원숭이가 참다래를 저장하는 과정에서 발효된 즙을 보고 인간이 따라 했다는 원숭이 술 기원설부터 곰이 헤쳐 놓은 벌집에 빗물이 들어가고 이를 통해 자연 발효된 것을 인간이 발견했다는 벌꿀 기원설까지 다양하게 있다.
즉 곡물과 과실 그리고 벌꿀의 역사를 알게 되면 술의 기원을 유추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술을 먹고 마시고 취하는 것 외에 역사와 문화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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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늘 살면서 최초라는 단어에 주목한다. 없던 것이 생긴다는 것 자체가 혁신이며 진화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삶의 변화가 이뤄지며 이러한 것을 통해 역사가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최초의 술은 언제 탄생했을까.
먼저 곡물과 과실은 언제 태어났을까. 이 둘의 특징이 있다. 바로 겉씨식물이 아닌 속씨식물에서 난다는 것이다. 속씨식물에는 또 다른 특징이 있다. 꽃이 핀다는 것이다. 즉 꽃의 역사를 알면 술의 기원을 찾을 수 있다.
현재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속씨식물 화석은 1억3000만년 전의 것. 이때가 언제냐면 바로 공룡들이 번성했던 쥐라기다. 꽃에 있는 화밀을 통해 벌은 꿀을 만들었고, 그 벌들로 인해 수정이 일어났으며 그것을 통해 과일과 곡식이 태어난 때가 바로 이때라고 보는 것이다. 즉 술의 역사는 꽃의 역사와 함께하며, 나아가 공룡의 역사와도 연결이 된다.
그렇다면 이 쥐라기의 ‘쥐라(Jura)’라는 말은 어디서 왔을까? 흥미롭게도 와인 산지에서 왔다. 프랑스와 독일의 국경에 있는 쥐라는 와인 산지다. 이 지역에 있는 쥐라산맥의 지층에서 1억~2억년 전 지층이 발견돼 이 시대를 쥐라기라고 부르는 것이다.
지명이 있으면 태어난 사람이 있는 법. 이 지역 출신으로 전 세계적인 세균학자가 있으니 바로 루이 파스퇴르다. 저온살균 및 미생물의 자연발생설이 틀린 것을 증명한 그는 와인과 맥주가 산패되는 원인을 연구하다가 인류의 위대한 발견을 하게 된 것이다.
결국 저 멀고 먼 공룡의 시대에서 현대의 우유탄산음료까지 술 하나로 이렇게 엮고 엮이며 이어지고 있다는 것. 우리가 술을 먹고 마시고 취하는 것 외에 역사와 문화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류 인문학 및 트렌드 연구가. 연세대 미식문화 최고위과정 교육 원장, 세종사이버대학교 바리스타&소믈리에학과 겸임교수. 넷플릭스 백종원의 백스피릿에 공식자문역할도 맡았다. 저서로는 ‘젊은 베르테르의 술품’과 ‘말술남녀’가 있다. 최근에는 술을 통해 역사와 트렌드를 바라보는 ‘술기로운 세계사’를 출간했다.
명욱 주류문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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