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NOW] MMA 파이터, 메달리스트 됐다…"17kg 감량하고 싸웠다"

김건일 기자 2023. 10. 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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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주짓수 남자 94kg급 결승전이 끝나고 공동 취재구역에서 만난 김희승.

[스포티비뉴스=항저우(중국), 김건일 기자] 아시안게임에서 주짓수는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대회에 처음으로 채택된 만큼 일반 팬들에겐 생소한 종목.

하지만 주짓수 국가대표 선수단에 종합격투기 팬들에게 익숙한 이름이 한 명 있다. 94kg급 국가대표 김희승(35).

김희승은 유도를 수련하다가 종합격투기에 뛰어들었다. 러시아 단체 M-1을 시작으로 국내 단체 로드FC, 일본 단체 히트 등을 오가며 6승 2패 기록을 남겼다.

이랬던 '파이터' 김희승이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가 됐다. 김희승은 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린푸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주짓수 마지막 날 시상대에서 남자 94kg급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파죽지세로 결승전까지 진출한 김희승은 파시알 알케트비(아랍에미레이트)와 접전 끝에 어드밴티지 점수 1점 차(1-2)로 무릎을 꿇었다.

경기를 마치고 공동 취재구역에서 만난 김희승은 "모든 것을 걸고 최선을 다했다. 아쉬운 결과라서 개인적으로도 많이 아쉬운 감정이 든다"고 입을 열었다.

김희승은 경기 종료 직전 내준 어드밴티지 하나 차이로 메달 색깔이 바뀌었다. 경기 종료 이후 챌린지를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희승은 "어드밴티지 하나 차로 졌는데, 포지션에서 압박을 만들어 내면 어드밴티지가 들어가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확실히 들어갔다고 생각했는데 인정이 되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 김희승

1987년생인 김희승은 35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국가대표 선발전을 거쳐 태극 마크를 달았다.

"모든 것을 걸고 최선을 다해서 노력했다. 주짓수가 처음으로 선수촌에 입촌하게 되어 단단하게 마음먹고, 정말 아시안게임 하나만 바라보고 최선을 다했다"고 돌아봤다.

유도 엘리트 출신으로 종합격투기 선수까지 했던 김희승을 주짓수 메달리스트로 만든 것은 주짓수가 갖고 있는 매력 때문이다.

"(종합격투기를 하면서) 여러 부상을 당했다. 안와골절이 있었고 코뼈 골절로 두 번 수술했다. 무릎 외측 인대에 어깨도 다쳤다"며 "부상으로 인해 주짓수를 천천히 시작했는데 주짓수의 매력에 많이 빠져서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 항상 인생에서 목표를 계속 갖고 도전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야 삶의 질이 높아진다. 그래서 목표를 갖고 열심히 했던 것 같다"고 했다.

김희승은 "개인적으로 원래 체급이 아니라서 두 달 반 동안 17kg 정도 감량을 했다. 감량 과정이 조금 힘들었지만 아시안게임이라는 목표로 최선을 다해 달려왔다"고 강조했다.

주짓수는 지난 대회에서야 정식 종목이 된 만큼 다른 일반 종목처럼 인프라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 그러나 한국 주짓수는 지난 대회에서 여자 62kg급에서 성기라가 금메달을 따내더니 이번 대회에선 남자 77kg급에서 구본철이 정상에 서는 등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김희승은 "주짓수가 아시안게임까지 오고 선수촌도 들어가고 계속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우리도 이번 기회를 통해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후배들에게 더 큰 것을 대물림해주고 싶었다. 금메달을 따고 싶었는데 결과적으로 좀 아쉽게 됐다"고 말했다.

주짓수는 2026 일본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에도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있다. 다음 대회에도 도전할 것인지 묻는 말에 김희승은 "확실치는 않지만 저는 계속 도전하고 나중에 후배들이 저를 밟고 올라올 수 있을 때까지 더 해야지 주짓수에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끊기는 지점까지는 도전을 해볼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구본철 ⓒ연합뉴스

주짓수는 2018 자카트라 팔렘방 올림픽에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당시 국가대표팀 선발전으로 대표단을 꾸린 한국은 여자 62kg급에서 성기라의 금메달과 남자 94kg급 황명세의 동메달로 첫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번 대회에선 주승현이 남자 69kg급에서 동메달을 신고했고 6일 구본철이 남자 77kg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선수로는 첫 금메달. 같은 날 박정혜가 여자 52kg급에서 동메달을 추가했다. 그리고 성기라와 최희주가 각각 여자 62kg급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걸면서 한국 주짓수 대표팀엔 은메달 2개와 동메달 1개가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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