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그리고 다시, 100년을 꿈꾸기 위한 어느 몽상가들의 변주.. ‘원도심 환상곡’
‘제주환상 피날레 Play Jeju Fantasia’
7~14일 전시.. 프로젝트 결과물 선봬
7일 오후 5시 비아아트서 좌담회 개최
14일 오후 2시 공연..삼성혈 숭보당 앞
# 단순한 전시가 아닌 과거와 상상, 그리고 내일이 만들어내는 꿈의 풍경들입니다. 100년의 시간을 마주한 제주 원도심에서, 다음 백 년(Over a hundred)을 상상하기 위해서 마련한 프로젝트로 ‘주거공간으로서의 원도심’ 그리고 ‘삶의 태도’로서의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모든 제품이 재사용될 수 있도록 해, 폐기물 방지에 초점을 맞춘 원칙)’를 내세웠습니다.
사실 어떤 면에선 일종의 시간의 도약입니다. 세계의 흐름 속에, 거대한 작품은 의도적이고 시적인 멈춤을 통해 한층 막강한 힘을 끌어냅니다. 태초의 기억에 기반한 도심에 깊이 뿌리 내린 상상력의 원천은 첨단의 트렌드보다 더 철학적인 삶을 지지하면서 지속가능성에 대한 명확한 요구를 반영하고 드러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7일)부터 시작하는 ‘비아아트’와 ‘한뼘책방’이 함께 기획한 2023 고치가치 프로젝트 ‘원도심에서 상상하다-제주환상 피날레 Play Jeju Fantasia’입니다.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석 달 동안 진행한 ‘2023 고치가치 프로젝트’ 결과물들을 만나는 자리입니다. 거주지에서의 낭비 없는 실험 그리고 업사이클링 작가와 환경운동가들이 조율한 현대적인 삶과 전통의 접점에 대한 조망이기도 합니다.
이를 위해 김태일 제주대학교 교수와 원도심 답사를 시작으로 이난영 작가와 함께 하는 어반스케치를 진행했습니다.
이덕종 건축가가 제주의 오래된 집을 고쳐 살고 있는 문성온(도예가), 문효진(작곡가), 이상홍(시각예술가) 작가들을 만나 ‘작가의 집’을 주제로 대담을 나눴습니다.
원도심 주택가, 50년이 넘은 집에서 제로웨이스트 방식으로 살아보는 주거실험을 비롯해 업사이클링 워크숍(리블랭크 채수경 대표), 제로웨이스트 활동가 워크숍(지구별가게 이경미 대표) 등도 마련됐습니다.
고라니 사진으로 문명과 야생의 경계를 기록한 ‘이름보다 오래된’의 문선희 사진가의 북토크가 장혜령 작가 진행으로 열렸고 ‘제주환상’의 참여 작가들은 팟캐스트 방송 ‘한뼘라디오’에 출연했습니다.
이처럼 ‘Play Jeju Fantasia’는 지난 3개월 동안 진행한 프로그램 결과물로 문성온, 이덕종, 이상홍 등 참여 작가들의 전시 그리고 문효진 작곡가의 공연과 맞물리면서 오감을 자극합니다.
도예가 문성온의 작품 ‘제주살이-In Ara’는 귀환 그리고 재발견의 이야기로 찾아옵니다. 할아버지의 고향인 제주에 돌아와 다시 제주인으로 살고 있는 작가의 애정 어린 시선을, 사물을 의인화해 위트있게 표현했습니다.
시각예술가 이상홍의 ‘그때그냥제주 ghost’는 4.3의 참혹한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아프고 강렬했던 감각을 고스란히 ‘그때’의 풍경으로 되살려냅니다. 모노드라마의 ‘시각적 증언’이 빚어내는 성찰입니다.
건축가 이덕종은 원도심에 거주자와 방문객(관광객) 간에 접점공간이 전혀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원도심에 세울 파빌리온 모형을 전시합니다. 삼성혈, 제주목관아, 탐라문화광장 등 세 곳을 원도심 중심축으로 설정해 구상한 상호작용의 공간이 새롭습니다.
현실과 몽상의 경계를 오가는 역할은 음악이 담당했습니다.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문효진이 4개 곡을 ‘Wind Fantasy’ 앨범에 담았습니다. “바람은 끝없이 자유를 향해 항해한다. 그 바람의 끝에 수평선의 실루엣이 그려진다. 그것이 곧 '제주환상'”이라고 작업 배경을 전합니다.
수록곡들은 오는 14일 오후 2시 삼성혈 숭보당 앞마당에서 열리는 ‘Play Jeju Fantasia’ 피날레 행사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를 기획한 이들은 “원도심은 백 년을 지속해온 제주의 상징적인 주거지이지만, 그 활성화는 여전히 제주의 풀리지 않는 숙제”라면서 “기후위기가 닥쳐온 지금, 또 다른 100년의 지속을 상상할 수 있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제주환상’에는 ‘판타지(幻想)’만이 아니라, ‘지금의 현상을 갈아탄다(換想)’는 이중적 의미를 담았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이번 고치가치 프로젝트 ‘제주환상’에 참여한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가들과 활동가들의 실험과 작업은 원도심이 간직한 삶의 원형과 새로운 시대의 대안을 제시한다”면서 “행사 기간 시민들과 소통을 통해 지속가능한 프로젝트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연대의 끈을 만들어 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Play Jeju Fantasia’ 전시는 14일까지 비아아트에서 진행합니다. 관람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가능합니다. 휴관일은 없습니다.
프로젝트는 제주자치도가 주관하고 제주문화예술재단·제주문화예술섬·고치가치프로젝트·비아아트대동호텔아트센터·한뼘책방이 주최를 맡았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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