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함께] 좋은 엄마 학교 外
엄마의 덕목에 던지는 물음표
경험과 유전자, 놀라운 관계
우리는 정말 제정신일까
미국 Z, 왜 올드머니 추종할까
「좋은 엄마 학교」
제서민 챈 지음 | 허블 펴냄
참관 방문을 나온 사회복지사 앞. 평소 놀이를 좋아하던 딸은 이날만은 놀이를 거부한다. 사회복지사 앞에서 좋은 엄마라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여자의 마음은 초조해진다. 이때 '좋은 엄마'는 어떻게 행동할까. 억지로라도 노는 모습을 증명해야 할까. 아니면 지친 아이가 쉬도록 놔두는 것이 좋을까. 「좋은 엄마 학교」 는 현대 사회가 엄마들에게 요구하는 크고 작은 덕목에 의문을 던진다.
「이방인의 춤」
김수우 지음 | 걷는사람 펴냄
다른 생명의 도움 없이 살 수 있는 생명이 있을까. 누군가의 도움 없이 살 수 없다는 걸 깨닫는 건 곧 '이방인'이 되는 일이다. 그렇기에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는 지구의 '이방인'이다. 김수우 시인은 누군가의 고통과 희생 없이는 밥을 먹을 수 없고 또 그로 인해 인류가 진화했다는 깨달음을 이야기하며 전 지구적 고통 속에서 새로운 방향이 길을 만들 것이라고 말한다.
「경험은 어떻게 유전자에 새겨지는가」
데이비드 무어 지음|아몬드 펴냄
경험이 우리의 몸과 마음에 영향을 미친다는 건 이제 상식이 됐다. 예컨대 '스트레스는 질병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같은 것들이다. 그럼에도 경험이 결코 우리의 유전자까지 바꿀 수 없다는 게 지금까지의 이론이었다. 이 책의 저자는 "우리의 경험이 유전자가 기능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다"는 새로운 주장을 펼친다. 이른바 후성유전학이다. 유전체가 환경과 맥락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소개한다.
「제정신이라는 착각」
필리프 슈테르처 지음|김영사 펴냄
대부분의 인간은 자신이 이성적이라고 생각한다. 또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이 늘 옳고 팩트에 부합한다고 믿는다. 자신의 가치관과 다른 사람의 생각은 틀렸다고 간주한다. 정말 그럴까. 신경과학자이자 정신의학자인 저자는 뇌가 데이터에 의지해 세계상을 형성하는 과정을 추적한다. 확신은 어디에서 생겨나 어떻게 유지하고 기능하는지 소개한다. 지나친 자기 확신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와 타인과 평화롭게 공존하는 법을 모색한다.
「라이프 트렌드 2024: OLD MONEY」
김용섭 지음|부키 펴냄
2024년 가장 중요한 트렌드로 '올드 머니(Old Money)'가 꼽힌다. 올드 머니란 가문 대대로 물려받은 부富, 혹은 그런 부를 가진 사람을 일컫는다. 그렇다면 지금의 젊은 세대는 왜 올드 머니를 추종하는 걸까. 이 책의 저자는 "경기 침체와 양극화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부자 흉내내기'는 부자가 되고 싶은 욕망을 대체하는 합리적 선택"이라고 주장한다. 미국 Z세대에게서 시작한 올드 머니 트렌드가 가져올 파급효과를 전망한다.
「이어령 읽기」
김성곤 지음 | 민음사 펴냄
문학평론가 김성곤이 문학, 문화, 문명, 예술, 인생이라는 주제를 놓고 이어령과 나눈 대화의 기록이 출간됐다. 이어령 선생이 암 투병 중일 때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 정기적으로 만나 대화한 내용을 꼼꼼하게 기록하고 정리해 완성한 이 책은 죽음을 눈앞에 두고도 의연한 태도로 성찰과 혜안을 보여주는 이어령 선생의 주옥같은 메시지들을 우리에게 전한다.
「빅 서」
잭 케루악 지음 | 민음사 펴냄
「길 위에서」 발표 후 뒤따른 이름값으로 명성의 해악과 알코올 중독에 시달린 저자 케루악은 도시를 떠나 빅 서 해변의 외딴 오두막으로 떠난다. 하지만 그 생활에서도 곧 외로움을 느끼고 다시 돌아와 친구들과 어울리며 과음하는 일상을 반복한다. 빅 서 해변과 샌프란시스코를 오가는 나날 속 그는 자연 앞에서 느끼는 실존적 낯섦과 알코올중독으로 인한 고통스러운 정신 쇠퇴의 과정을 자신의 분신이자 화자인 잭 들루오즈의 시선으로 차분하고 집요하게 기술한다.
이지원·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책 제공=문학전문지 뉴스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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