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올림픽 K리그 유니파이드컵 올출석' 제주가 전하는 '통합'의 의미

[대전=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통합축구대회인 '스페셜올림픽코리아(SOK) K리그 유니파이드컵'(이하 유니파이드컵)에선 파트너 선수(비장애인)의 연속 득점을 인정하지 않는 로컬룰을 뒀다. 파트너 선수가 먼저 득점할 경우 다음 득점은 반드시 스페셜 선수(발달장애인)가 해야 한다는 규칙이다. 스페셜 선수는 자유롭게 연속 득점이 가능하다.

전 세계 어느 축구대회에서도 볼 수 없는 룰이 유니파이드컵에 적용되는 이유는 '통합'에서 찾을 수 있다. 유니파이드(unified)가 '통합'이란 뜻으로, 유니파이드컵은 '결과보다는 스페셜 선수(장애인), 파트너 선수(비장애인)들이 함께 축구하며 서로에 대한 편뎐을 허물고, 발달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포용과 평등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2년 전 출범했다.

'제주 유나이티드 통합 축구팀'는 이 취지에 가장 어울리는 팀이다. 제주는 초대 대회였던 2021년부터 참가했다. 이번 대회까지 경남, 대전, 부산, 인천과 함께 '올출'이다. 출발은 유니파이드컵이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매칭에 나섰고, 이를 통해 도내 제주도장애인축구협회 소속 발달장애인 축구팀 '제주FC'을 알게됐다. 제주대 체육과 졸업생들이 주축이 된 파트너 선수들을 합류시켜, '제주 유나이티드 통합 축구팀'을 출범시켰다.

제주FC와 파트너 선수들은 이때부터 인연을 맺었다. 첫 해 함께 했던 파트너 선수 중 몇몇이 이번 대회에도 함께 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함께 땀을 흘렸다.

제주FC는 장애인 축구팀 중에는 최고 수준의 실력을 자랑한다.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은메달을 차지하기도 했다. 올해 열린 선수권대회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래서인지, 파트너 선수들과의 실력 차이가 거의 없었다. 여기저기서 "제주는 진짜 축구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부산 아이파크 통합팀과의 경기는 치열하기까지 했다. 서귀포시 장애인체육회 소속의 김시원 코치는 "부산이 라이벌이다. 대회마다 자주 마주치는 팀"이라고 귀뜸했다. 결국 제주가 부산을 4대2로 이겼다.

스페셜올림픽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던 황범수는 "파트너 선수들과 함께 해 더 재밌다"며 "진짜 K리그 선수들이 입는 유니폼을 입고 뛰어서, 자랑하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제주 구단은 이 사이의 가교 역할을 했다. 홍지연 프로는 "단순 대회 참가뿐만 아니라 구단 소속 코치진 레슨을 비롯해 코칭스태프 친선축구대회, 발달장애인 축구팀 '제주FC' 육성지원금 1000만원 전달, K리그-스페셜올림픽 통합축구 클리닉해사 참가 등 보여주기식이 아닌 진성성이 있는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으려고 한다"고 했다.

6일부터 8일까지 대전안영생활체육공원에서 열린 '2023 스페셜올림픽코리아 K리그 유니파이드컵'은 올해 3회째를 맞이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페셜올림픽코리아가 주최, 주관하며, 하나금융그룹, 현대자동차그룹,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후원한다. 동원샘물과 링티가 협찬에 나섰다. K리그 10팀과 연맹 1팀, 총 11개팀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조별리그 1라운드 로빈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대회는 팀별로 최대 25명(발달장애인 10명, 파트너 10명, 코칭스태프 5명)으로 선수단을 꾸릴 수 있다. 발달장애인 6명, 파트너 5명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려 전·후반 각 20분씩 경기한다. 비장애인인 파트너 선수가 연속 득점할 수 없는 '로컬룰'을 뒀다. 승점-득실차-승자승-추첨 순으로, 각 그룹 1~3위까지 메달, 4위는 뱃지를 수여한다.

대전=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