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엄원상, 9년 전 김신욱처럼 고통 딛고 웃을까 [아시안게임]
승리하면 남자 축구 역사상 첫 3연패 달성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은 7일 오후 9시(한국시간)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일본을 상대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을 치른다.
한국은 2014년 인천 대회에서 28년 만 간의 침묵을 깼다. 이어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금메달까지 거머쥐며 2연패에 성공했다. 이번에도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대회 남자 축구 역사상 첫 3연패의 위업을 이루게 된다.
한국은 정상을 향해 거침없이 전진했다. 조별리그 1차전 상대였던 쿠웨이트를 9-0으로 대파했다. 이어 태국(4-0 승), 바레인(3-0 승)마저 크게 이기며 3전 전승으로 16강에 올랐다.
막강한 모습은 토너먼트에서도 계속됐다. 16강에서 대회 첫 실점을 하긴 했으나 키르기스스탄을 5-1로 제압했다. 8강에선 개최국 중국을 꺾었고 준결승에선 우즈베키스탄의 거친 축구도 잠재웠다.
다만 우즈베키스탄을 따돌리는 과정에서 출혈도 발생했다. 상대의 거친 플레이에 엄원상(울산현대)이 쓰러졌다. 다시 일어나 뛰었던 그는 곧 교체 신호를 보내며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경기 후 스태프의 등에 업혀 이동했던 엄원상은 다행히 큰 부상은 피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왼쪽 발목에 가벼운 염좌 진단을 받았다”라며 “결승전 출전 여부는 경과를 지켜보고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엄원상은 전날 열린 훈련에서도 축구화를 신고 러닝, 패스 등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결승전을 앞두고 발생한 부상은 3연패 도전의 시작이 됐던 2014년 인천 대회를 떠오르게 한다. 당시 故 이광종 감독이 이끌던 한국은 와일드카드(연령 초과 선수)로 김신욱(킷치)을 선발했다.
그러나 김신욱은 조별리그 도중 부상을 당했다. 이후 큰 부상이 아니라며 투입 시기를 조율 중이라고 했으나 준결승까지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김신욱은 북한과의 결승전 연장 후반에서야 모습을 드러냈다. 짧은 시간에도 존재감은 엄청났다. 북한 수비진은 신장 197cm의 김신욱을 집중적으로 견제했고 그 틈을 타 임창우(제주유나이티드)의 결승 골이 터졌다.
경기 후 김신욱 자기 몸 상태에 대해 “정말 아프다”라며 “이전까지 몸 상태를 속인 건 상대를 견제하기 위한 전략”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은 준결승에서 홍콩을 4-0으로 크게 이기고 결승에 올랐다. 3개 팀으로 이뤄진 조별리그를 포함해 준결승까지 5전 전승 17득점 2실점을 기록했다. 6전 전승 25득점 2실점의 한국과 함께 가장 짜임새가 좋은 팀이다.
일본은 이번 대회 선수단은 2001~2004년생의 어린 선수 위주로 꾸렸다. 3명까지 가능한 와일드카드(연령 초과 선수)도 사용하지 않았다. 확실한 주포는 없으나 8명이 고루 골 맛을 보며 다양한 득점원을 보유했다.
한국과 일본은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격돌했다. 당시 전·후반을 득점 없이 마쳤고 연장전에서 승부가 갈렸다. 한국은 이승우(수원FC),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의 연속골로 한 골을 만회하는 데 그친 일본을 따돌리고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다만 최근 맞대결이었던 지난해 6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8강에서는 한국이 0-3으로 완패했다.
황 감독은 “이유를 막론하고 승리해야 한다”며 “마지막 한 발이 남았는데 모든 걸 다 쏟아부어서 금메달을 딸 수 있게 하겠다”라고 3연패를 향한 총력전을 예고했다.
허윤수 (yunspor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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