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2억원씩 자사주 산 두산로보틱스 직원들, 평가차익은 얼마?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kdk@mk.co.kr) 2023. 10. 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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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두산로보틱스 유가증권시장 상장기념식에서 관계자들이 상장기념패 전달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 : 연합뉴스]
올해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두산로보틱스가 공모가 대비 2배 가량 오르면서 이 회사 직원들도 2억원 가량의 평가차익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우리사주조합 보유 주식은 상장 이후 1년까지 보호예수로 묶여있는 만큼 현 주가 수준이 내년 10월 초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7일 증권가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는 6일 전일대비 400원(0.78%) 오른 5만1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5일 코스피에 상장해 첫 거래를 시작했다. 이 종목의 공모가는 2만6000원이었는데 상장 첫날 주가가 97.69% 뛰어 5만1400원에 마감했다. 상장 이틀째에도 공모가 대비 2배 가량의 상승폭이 유지된 것이다.

두산로보틱스는 일반 공모 청약에서 33조원의 시중 자금을 빨아들이면서 올 한해 최대 규모의 흥행을 기록했다. 이 회사 직원들도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상당한 자금을 자사주 매입에 썼다. 두산로보틱스가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한 공모주는 총 157만6495주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이 회사 직원수는 201명으로, 직원 1인당 7843주, 금액으로는 2억392만원 어치의 자사주를 산 셈이다.

두산로보틱스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근래에 있었던 코스피 IPO 중에서도 비교적 큰 금액이다. 지난해 이후 코스피 신규상장기업의 우리사주 1인당 매수 규모를 보면 단군 이래 최대 IPO였던 LG에너지솔루션이 2억5560만원으로 억대였을 뿐 수산인더스트리 1044만원, 쏘카 2002만원, 바이오노트 2292만원, 넥스틸 36만원 밖에 되지 않았다.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두산로보틱스 직원 1인당 평가차익은 2억235만원에 달한다. 두산로보틱스의 지난해 평균 급여는 3972만원으로, 약 5년치 급여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현재로서는 자사주를 더 사지 못한 것을 아쉬워할 만한 상황이다. 당초 두산로보틱스는 우리사주조합에 324만주를 배정했다. 코스피 신규 상장기업은 발행되는 신주의 20%를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하도록 돼있다. 하지만 두산로보틱스는 조단위의 대어인데 직원수는 200명 밖에 되지 않다보니 우리사주조합은 배정 물량의 48%만 소화하는 데 그쳤다. 실권이 된 우리사주조합 배정 물량은 개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에게 돌아갔다.

다만 두산로보틱스 주가가 상장 직후 급등하더라도 이 회사 직원들이 바로 주식을 시장에 매도해 수익을 현금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당장 주식을 팔고 싶다면 퇴사해야 한다. 우리사주조합 보유 주식은 상장 후 1년 동안 의무보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년 10월 초까지 급등한 주가가 유지되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다.

지난 2021년 8월 공모가 3만9000원에 상장한 카카오뱅크는 상장 직후 9만4000원까지 올랐지만 우리사주 보호예수가 끝난 1년 뒤에는 3만2000원대로 떨어졌다. 카카오페이도 공모가 9만원에서 한때 24만8500원까지 올랐지만 보호예수가 풀렸을 때는 주가가 3만7000원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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