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네이버와 카카오, 동남아서 '한판?'
카카오, 페이·뱅크 국내 성공 발판 해외 도전 가속
'맞수' 네이버와 카카오가 동남아에서 경쟁을 이어갈 모양새입니다. 경쟁을 펼치는 업종은 주력 업종인 정보통신(IT)업이 아닌 은행업입니다.
현재 상황은 관계회사인 라인을 통해 자리잡은 네이버에 대해 카카오가 도전장을 내미는 모습입니다.
라인은 이미 대만,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참여해 경쟁력을 인정 받았고,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가 본격적으로 해외영토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일찌감치 '금융' 섭렵해온 네이버
네이버의 경우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을 중심으로 최근 몇년새 금융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빅테크 기업 중에는 후발주자라는 인식이 강한 것도 사실입니다.
카카오와 토스 등 다른 빅테크 기업이 빠른 속도로 금융사업을 확장하는 것에 비해 다소 속도가 느려서였습니다. 하지만 네이버의 금융업 진출은 오래전부터 시작됐습니다. 사실 국내 그 어느 빅테크 기업보다 금융업을 먼저 눈여겨 봤습니다.
그 시작은 과거 네이버의 일본 거점이었던 NHN재팬에서 내놓은 모바일 메신저 라인입니다. 라인은 일본내 '국민 메신저' 자리를 차지하면서 다방면으로 사업을 확장했는데요, 카카오톡을 내놓은 카카오의 행보와 엇비슷 합니다.
라인이 사세를 확장하면서 지배구조도 많이 바뀌어 이제는 '라인'은 네이버와 별개인 기업이라고 보는 시선도 존재합니다.
다만 네이버는 현재 라인을 지배하고 있는 A홀딩스라는 회사의 주요주주로 남아있습니다. 따라서 '라인'의 사업행보는 네이버가 다른 사업을 펼치는데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시 금융이야기로 돌아가서 네이버는 사실 빅테크 기업중에서는 가장 금융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시작이나 다름없는 간편결제 서비스 '라인페이'를 내놓은 것이 2014년 5월인데요 이는 카카오페이(2014년 9월), 토스(2015년 2월)보다 더 빨리 출시된 겁니다.
간편결제를 시작으로 라인은 빠른 속도로 금융사업을 전개하기 시작합니다. 사업영역을 일본으로 한정하지 않고 메신저 '라인' 점유율이 높은 동남아시아 지역등을 포함해 간편결제, 주식투자, 외환선물거래, 신용등급조회, 비상금대출, 보험, 소액투자 등 다방면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했습니다.
화룡점정은 은행업 진출입니다. 라인은 정체성을 살린 인터넷전문은행 지분 참여 형식으로 은행업에 진출한 겁니다. 라인은 지난 2021년 대만 라인뱅크와 인도네시아 라인뱅크를 연이어 설립했습니다.
성과도 나타났습니다. 최근 대만 라인뱅크는 글로벌 경제지 아시안뱅커가 선정하는 글로벌 100대 디지털 은행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가입자수도 160만명을 돌파하는 등 순항중입니다. 아울러 인도네시아 라인뱅크도 성장중이라고 하네요.
카카오, 국내 성공신화 해외로
네이버가 해외 성공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펼치기 시작한다면 카카오의 행보는 반대입니다. 국내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해외로 진출하는 형태입니다.
선봉은 카카오 금융계열사인 카카오페이입니다. 카카오페이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많은 고객을 확보하는데 성공했고 이는 시장점유율 확대로 이어졌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의 월간 활성화 사용자는 2400만명 가량입니다. 1680만명의 네이버페이와 토스의 1500만명보다 훨씬 많은 숫자입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사용한다는 의미입니다.
국내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도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카카오페이의 주요 주주이자 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알리페이의 지원을 바탕으로 그 속도도 빠르다는 평가입니다. 이와 관련 현재 카카오페이는 알리페이의 가맹점 등 인프라를 활용해 결제처를 늘리고 있습니다.
카카오의 또다른 핵심 금융 계열사인 카카오뱅크도 비슷한 행보를 걷고 있습니다.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3사중 가장 빠르게 성장했다는 카카오뱅크는 그간의 노하우를 해외 여러 곳에서 배우려고 찾아오고 있다고 합니다.
라인과 카카오, 태국서 '진짜 한판' 붙을까
금융업으로 시야를 좁혀보면 네이버와 카카오가 본격적으로 경쟁했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그간 네이버는 라인을 통한 해외 공략에, 카카오는 국내사업에 집중해 와서입니다. 하지만 조만간 제대로 한 번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경쟁처는 태국, 업종은 은행입니다. 태국 중앙은행은 최근 우리나라의 인터넷전문은행에 해당하는 '가상은행' 면허를 신규 발급하는 절차를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바로 여기에 카카오와 네이버가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관측됩니다.
카카오뱅크는 태국 금융지주회사인 SCBX와 손잡고 가상은행 설립 인가 도전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태국 중앙은행 관계자들은 최근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을 찾아 우리나라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배경 등을 살펴보고 갔습니다. 카카오뱅크는 국내 성공을 기반으로 태국에서도 은행업에 도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라인의 경우 라인 파이낸셜아시아를 통해 태국내에서 이미 은행업과 비슷한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태국 대형은행인 카시콘은행과 손잡고 이체, 예금, 결제 등이 가능한 라인 BK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모바일뱅킹과 매우 유사한 서비스입니다. 이미 시장에서 잡았다고 전해지네요. 그리고 두 회사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가상은행 진출을 꾀하고 있다고 전해집니다.
네이버와 라인 그리고 카카오는 이미 아시아내에서는 기술력을 인정받은 대표적인 IT기업입니다. 이들이 쌓은 IT기술력과 이를 접목해 시도하고 있는 디지털 금융서비스를 바탕으로 태국에서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두 라이벌 간의 태국 결전은 어떻게 전개될까요?
이경남 (lk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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