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착취’ 일본 최대 엔터사 ‘쟈니스 사무소’ 간판 내렸다
일본 최대 엔터테인먼트사 쟈니스 사무소(이하 쟈니스)가 61년 만에 사명 변경을 위해 간판을 내렸다. 창업자 쟈니 기타가와(2019년 사망)가 저지른 피해자만 400여 명이 넘는 성착취 사건이 불거지면서다.
쟈니스는 지난 2일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명을 ‘SMILE-UP’으로 변경하고 피해자에 대한 보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5일 자정 도쿄 아카사카 본사 건물 꼭대기에 설치된 회사 간판을 철거했다. 소속팀 중 ‘Johnny’s(쟈니스)’ 포함된 그룹의 명도 차례대로 변경될 예정이다.
1962년 쟈니스를 설립한 창업자 지우기가 시작된 이유는 미성년자 연습생 성추문 때문이다. 피해자의 증언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단순히 추문을 넘어서 성학대와 성착취 의혹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
더 충격적인 점은 그간 피해자가 꾸준히 관련 책을 발간하고 피해를 폭로했지만 일본 방송이나 관련 기관들이 이를 묵인해왔다는 것이다. 결국 문제를 공론화한 것은 영국 국영방송 BBC였다.
지난해 3월 영국 BBC 다큐멘터리 <포식자: J팝의 비밀 스캔들(Predator: The Secret Scandal of J-Pop)>에서는 쟈니스 주니어 소속 멤버 오카모토의 증언을 토대로 기타가와 쟈니의 성착취 사실을 밝혔고 피해자들의 폭로가 잇따랐다.
지난 7월 일본을 방문해 정황을 조사한 유엔 인권이사회도 “쟈니스 사무소의 탤런트 수백 명이 성적 착취·학대에 휘말렸다는 깊이 우려해야 할 의혹이 드러났다”라며 관련 보고서의 일부를 밝혔다.
영국 BBC와 유엔 인권이사회가 나서자 쟈니스 임직원들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처음으로 창업자 쟈니 기타가와의 성착취 문제를 인정했다.
일본 NHK는 연말 국민 프로그램으로 불리는 <홍백가합전>에 쟈니스 사무소 소속 연예인 출연을 금지했다. NHK 이나바 노부오 회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쟈니스가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보상과 재발 방지 노력을 충분히 했다고 판단될 때까지 소속 연예인의 출연을 보류하겠다”라고 밝혔다.
연이어 방송사, 광고 업계에서도 쟈니스 소속 연예인 출연에 대한 보이콧을 이어가고 있다.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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