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가락 안왔으니 환불해달라는 손님…그런데 음식 회수는 싫다고?

배달 음식 [시진 = 연합뉴스]

배달된 음식 꾸러미에서 젓가락이 없다는 이유로 환불을 요청한 어느 고객을 접한 음식점주의 사연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그럴수도 있다는 반응을 보이던 누리꾼들은 환불 요구 고객이 음식 회수는 거절했다는 내용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신을 5년 차 자영업자라 소개한 A씨의 글이 올라왔다. ‘이러니 술·담배를 못 끊지. 배달 거지’라는 제목의 글에는 A씨의 장사 고충이 그대로 담겨있었다.

A씨에 따르면 배달 주문이 없었던 금요일 오후 7시49분 3만5000원짜리 주문이 들어와 음식을 보내고 배달 완료가 떴는데, 곧 배달 앱 고객센터에서 전화가 왔다. 손님이 환불 요청을 했다는 것이다. 이유인 즉, 음식 꾸러미에 젓가락이 없었다는 불만이었다.

A씨는 즉시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정말 죄송하다. 금방 가져다주겠다. 10분 안에 도착한다”며 사과했지만, 이 고객은 “젓가락을 안줘 기분 나뻐 음식을 못 먹겠다”며 대뜸 환불을 요구했다.

그는 “포장하는 아르바이트생이 반찬, 쌈 야채 더 넣어달라는 요청 사항은 아낌없이 다 챙겼는데 실수로 젓가락만 넣지 않았다”고 말했다.

어쩔 수 없다고 판단한 A씨가 환불한 뒤 음식은 회수해 가겠다고 했더니, 이 고객은 “오면 기분이 나쁠 거 같다. 얼굴 마주쳐서 얼굴 붉히기 싫다. 음식은 자기가 폐기 처리하겠다”며 A씨에게 화를 냈다고 전했다.

A씨는 “젓가락 안 보낸 게 그렇게 기분 나쁘고 화낼 일인 거냐”고 물었다. 그는 “기계가 아닌 사람이 하는 일이라 실수할 수도 있고 매장으로 전화하면 바로 조치해 줄 수 있는데 고객센터에 전화할 시간에 매장에 전화했으면 바로 가져다줬을 것”이라며 “장사하면서 음식이 적다고 환불해달라. 홀에서 먹고 계산 안 하고 도망가고, 예약한 음식 나왔는데 연락 두절하고 별별 일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너무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요청 사항 안 들어준 건 저희 측 잘못이긴 하다. 환불까지는 백번 이해하겠는데 음식을 회수 못 하게 화내는 건 좀. 100% 집에서 맛있게 먹고 있을 거다. 진상들 블랙리스트라도 있으면 얼마나 좋겠나. 오늘 매출도 반토막인데 어이없는 이유로 환불까지. 불금인데 불탄다 정말”이라며 분을 삭히지 못하고 글을 마무리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음식 회수 못 하면 환불 못 한다고 했어야 한다’, ‘찐 거지다’, ‘속상하시겠다’, ‘떡볶이 뜨겁다고 환불해달라고 소리치던 손님보다 더하네’, ‘회수 안 하면 또 악용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