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니에서 포르쉐 뽑아내는 수준”…버리는 옷에서 실 뽑아내겠다는 ‘이 기업’ [정슬기의 가치소비]
캐시미어로 새 옷 만드는 재생센터 몽골에 구축
소재 점차 확대할 계획…나일론 순환패션 채비
코오롱FnC는 몽골에 폐 캐시미어의 재생을 위한 서큘레이션 센터를 구축하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이를 통해 만든 제품은 향후 지속가능한 캐시미어 브랜드 ‘르캐시미어’를 통해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의류 소재는 천연섬유부터 합성섬유까지 혼방, 합섬돼 있어 폐의류 혹은 재고상품을 다시 활용가능한 실단위로 해섬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코오롱FnC는 몽골 서큘레이션 센터에서 캐시미어 소재의 폐의류·재고 상품을 수거해 물리적인 방법으로 다시 캐시미어 실을 만들 수 있는 상태까지 가공하는 프로세스를 만들고 있다.
현재 구상으로는 6단계 과정을 거친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캐시미어 소재 폐의류와 재고 수거 및 분류 ▲캐시미어 외 성분 제거(라벨, 단추 등) ▲절단(1차 수작업, 2차 자동 절단) ▲타면 공정(더 세밀한 솜 형태로 만드는 공정) ▲슬라이버 가공(굵은 로프 형태의 섬유 다발 단계, 여러 개의 슬라이버를 합치고 다시 꼬임을 주어 늘어뜨리며 실로 만드는 과정) 등이다. 슬라이버 형태로 리사이클 캐시미어를 생산하게 되면 후 공정을 통해 원단 형태로 제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원사 생산처에도 판매할 수 있어 리사이클 캐시미어 소재 공급도 가능해진다.
코오롱FnC는 이를 위해 지난 9월 코이카(KOICA, 한국국제협력단)와 ‘몽골·베트남 폐의류·재고 Textile to Textile 서큘레이션 시스템 구축사업’을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코오롱FnC가 지난해 인수한 ‘K.O.A(케이오에이)’는 친환경 브랜드 르캐시미어를 운영하며 2014년부터 패션산업에서의 임팩트 비즈니스를 전개해 온 1세대 소셜벤처 기업이다. 케이오에이는 2018년도부터 코이카의 기업 협력 사업에 참여해, ‘제로웨이스트 패션 기술을 통한 지속가능한 캐시미어 산업 개발’ ‘몽골 캐시미어 산업 가치사슬 강화 사업’을 펼친 곳이기도 하다.
코오롱FnC는 서큘레이션 센터 외에도 순환 패션에 대한 현지 인식 개선 교육도 함께 진행할 방침이다. 패션기업 관계자, 협력업체, 전공 학생 등을 대상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기존 선형 구조의 패션산업이 순환 구조로 변화해야 하는 필요성, 의류 폐기물의 최소화와 그를 통한 재생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 등을 주제로 교육한다. 일회성 교육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몽골 대학의 패션 관련 학과에 지속가능패션 과목 개설을 지원할 예정이다.
코오롱FnC는 이 외에도 서큘러 패션을 준비를 지속해왔다. 아웃도어 브랜드인 코오롱스포츠를 통해 서큘러 패션에서 가장 우선시되어야 하는 단일소재 의류 상품을 준비해온 것이다. 코오롱스포츠는 지난해 가을·겨울 시즌을 맞아 ‘모노 머티리얼(mono material)’상품을 선보인 바 있다. 말 그대로 하나의 소재로 만든 제품이라는 뜻이다.
코오롱스포츠의 모노 머티리얼은 모든 원부자재가 100% 나일론 소재로만 구성·제작했다. 서큘레이션 센터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게 되면 코오롱FnC는 단일 소재 상품 기획부터 이를 다시 의류 소재화 하는 모든 과정 및 노하우를 집약할 수 있게 된다.
코오롱FnC는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 ‘래코드’도 10년 넘게 운영 중이다. 래코드는 코오롱FnC가 전개하는 다양한 브랜드의 3년차 재고를 재료로 새로운 디자인의 컬렉션을 선보인다. 그러다 점차 자동차 에어백과 카시트 재고 등의 산업용 소재로 확장을 이뤘으며, 나이키·타미진스 등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하며 업사이클링 패션에 대한 인식을 확산킨 바 있다.
지난 2분기 기준 래코드를 통해 업사이클링한 재고 수는 3만장이 넘으며, 리폼·수선 의뢰 건수는 1549건에 달한다.
코오롱FnC ESG임팩트실 유동주 이사는 “패션산업은 실제로 환경에 많은 빚을 지고 있는 산업”이라며 “서큘레이션 센터는 아직은 시작단계이지만, 케이오에이와 코오롱FnC가 지금까지 쌓아 올린 서큘러 패션에 대한 노하우를 집약한다면 효과적인 비즈니스를 전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코오롱FnC는 지속 가능한 패션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최근 공모전 ‘코오롱FnC 패션 임팩트 챌린지’를 열기도 했다. 20대 초기에 펜데믹과 엔데믹을 경험하며 에코웨이크닝(eco-wakening, 자연 파괴에 대한 사람들의 경각심이 급증하는 현장)‘을 겪는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하는 ESG패션 토론 토너먼트 대회를 연 것이다. 지속가능한 패션을 주제로 건강한 토론을 통해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며, 코오롱FnC가 제안하는 멘토들과 해당 아이디어를 솔루션으로 고도화하는 작업을 거치게 된다. 코오롱FnC는 이같은 솔루션에 귀를 기울여 ESG 경영에 참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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