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포르투갈 가려던 독일 대통령 美로 돌려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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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 말 그대로 '깜짝' 만남을 가졌다.
독일 하원 외교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우크라이나 지원에 사용되는 금액을 놓고 미 의회에서 공방이 벌어지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에게 '미국은 우크라이나 등 유럽 문제에 계속 관여하겠다'고 설득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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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소여대' 하원에 막혀 우크라 지원 어려운 美
EU 최대 경제대국 獨에 '리더십 발휘' 주문했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 말 그대로 ‘깜짝’ 만남을 가졌다. 독일인의 신대륙 미국 이민 340주년을 기리기 위해서라는 게 공식적 명분이지만, 실은 국내 사정으로 우크라이나 지원이 어렵게 된 미국이 유럽연합(EU)을 이끄는 경제대국 독일의 더 많은 기여를 촉구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이날 미·독 정상회담을 했다. 의원내각제인 독일에서 대통령은 상징적 국가원수에 불과하고 실권은 의회가 선출한 올라프 숄츠 총리한테 있다. 하지만 이날 회담 후 나온 공동성명은 두 정상이 의례적인 덕담만 한 게 아니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사회 현안을 놓고 상당히 구체적인 대화를 나눴음을 보여준다.
두 대통령은 공동성명에서 “세계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에 있어 미·독 양국의 동반자적 협력은 필수”라며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그들의 조국과 자유 그리고 미래를 수호하기 위해서도 우리 동맹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에 안보·경제·인도 분야의 지원을 제공하기 위한 양국의 지속적인 노력에 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회담이 열린 날은 미 행정부가 공식적으로 지정한 ‘독일계 미국인의 날’이다. 독일을 출발한 이민자들이 1683년 10월 6일 처음 미국 필라델피아에 도착한 것을 기리고자 제정됐는데 올해가 340주년에 해당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을 백악관으로 초청한 것도 그 때문이다.
dpa 통신은 “슈타인마이어 대통령 일행을 태운 비행기가 포르투갈로 출발하기 전 바이든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초청으로 일정이 변경됐다”고 소개했다. 독일 대통령이 원래 예정된 계획을 취소해야 할 만큼 백악관의 요구가 강력하고 또 다급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독일 하원 외교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우크라이나 지원에 사용되는 금액을 놓고 미 의회에서 공방이 벌어지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에게 ‘미국은 우크라이나 등 유럽 문제에 계속 관여하겠다’고 설득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회의 반대 탓에 미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군사원조가 당분간 난항을 겪더라도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의 우크라이나 지원은 계속돼야 한다는 점을 당부했을 가능성도 크다. 독일은 EU 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경제를 갖고 있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가운데 미국 다음으로 2위 경제대국이다. 미국이 잠시 주춤할 때에는 독일이 그 대신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는 주문이 이뤄졌음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만나는 일정도 잡혀 있다. 번스 국장은 그에게 미국이 파악한 우크라이나 전쟁의 현 상황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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