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아파트 엘리베이터·상가 화장실서 여성들 잇따라 폭행한 10대 체포 [종합]

여자 화장실 침입해 여성 폭행…이튿날엔 아파트서 잇달아 범행
'부산 돌려차기'·'의왕 엘리베이터 폭행' 판박이
피의자, 성범죄 전력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이틀 동안 아파트 엘리베이터와 상가 화장실 등에서 10대 여성을 연이어 폭행한 10대가 경찰에 검거됐다. 다수가 거주하는 공동주택에서 생면부지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라는 점에서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부산 돌려차기’, ‘의왕 엘리베이터 폭행’ 사건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 수원서부경찰서는 강도 혐의로 A(16·고등학생)군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A군은 지난 5일 오후 9시50분께 화성시 봉담읍의 한 상가 여자 화장실에 침입해 10대 여성 B양의 목을 조르는 등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후 현장을 벗어난 A군은 이튿날인 6일 10대 여성들을 대상으로 비슷한 범죄를 저질렀다.

A군은 지난 6일 오후 9시5분께 수원시 권선구 소재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10대 여성 C양의 목을 조르는 등 폭행했다. 이로부터 40여분 뒤인 오후 9시50분께 권선구의 또 다른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10대 여성 D양을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3차 범행인 D양 대상 범행 당시 A군은 엘리베이터 내에서 목 졸라 기절시킨 D양을 비상계단으로 끌고 간 뒤 휴대전화를 빼앗아 도주했다.

경찰은 이들 사건들에 대한 신고를 연달아 접수 받은 뒤, 수원서부경찰서 형사과 및 여성청소년과 내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 폐쇄회로(CC)TV 확인, 탐문 및 통신 수사를 통해 A군의 동선을 추적했다. 그 결과 경찰은 7일 오후 12시30분께 수원역 인근의 PC방에 있던 A군을 긴급체포했다.

A군은 모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만 16세 학생으로, 형사 미성년자(촉법소년)가 아니어서 형사 처벌이 가능하다. 이 밖에도 A군은 성범죄 전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군의 범행 장소, 전체 범행 과정에서의 행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성범죄를 목적으로 범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A군이 너클 등 무기류를 사용한 정황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긴급체포 시한을 고려해 최대한 신속하게 A군을 조사한 뒤 늦어도 8일 중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제 막 피의자를 체포해 경찰서로 압송했기 때문에 아직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다친 피해자들 역시 일부는 진술하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한편 이 사건은 부산 중심가인 서면에서 귀가하던 20대 여성을 폭행해 의식을 잃게 한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의왕시 아파트에서 20대 여성을 때려 다치게 한 ‘의왕 엘리베이터 폭행’ 사건 등을 떠올리게 한다.

부산 사건 가해자는 귀갓길 여성을 성폭행할 목적으로 무차별 폭행한 혐의가 법원에서 인정돼 징역 20년을 최근 확정 선고받았다. 의왕 사건 가해자는 지난 7월 한 복도식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여성을 주먹으로 여러 차례 때려 다치게 한 뒤 비상계단으로 끌고 성폭행을 하려 한 혐의로 구속기소 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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