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흉물’... 인천지역 방치 건축물 '수두룩' [현장, 그곳&]
市 “소송 문제 등 강제 처분 못하고 있어”
“벌써 몇 년 째인지 모르겠습니다. 도심 한복판에 저런 흉물이 방치돼 있는 게 말이 되나요?”
6일 오후 2시께 찾은 인천 부평구 갈산동 181의 한 관광호텔. 지상 22층 규모의 건물 유리창 곳곳에는 하청업체의 ‘유치권 행사 중’이라는 현수막이 걸려있고 1층에는 벽돌과 시멘트 등의 건축자재가 지저분하게 쌓여있다. 지난 2017년 12월부터 자금문제로 공사가 수년째 멈춘 이곳은 곳곳에 쓰레기까지 쌓여 우범지대로 전락한 지 오래였다.
계양구 효성동 60의3 일대에 있는 15층 규모 건물도 마찬가지. 공사를 마무리하지 못한 탓에 외부에서 골조가 훤히 들여다보였고, 방치된 건물 외벽에는 곰팡이와 덩굴 식물이 뒤엉켜있었다. 이곳은 지상 15층 규모의 공동주택으로 조성할 예정이었지만, 2012년 2월부터 분쟁으로 공정률 83%에서 공사가 중단됐다. 주민 김흔수씨(68)는 “건물 뼈대가 훤히 다 드러나 골목을 지날 때면 무섭기까지 하다”며 “그렇지 않아도 흉흉한 세상인데, 범죄 위험이 커 늦은 밤이면 일부러 피하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인천 지역 곳곳에 ‘도심 속 흉물’인 공사 중단 건물이 방치돼 미관을 헤치는 것은 물론 주민들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7일 국민의힘 정우택 국회의원(충북 청주시 상당구)이 인천시로부터 제출받은 ‘인천시 공사중단 건축물 현황’에 따르면 인천지역 공사 중단 건축물은 11곳이다.
군‧구별로는 중구가 3곳으로 가장 많았고, 부평구·계양구가 각각 2곳, 미추홀구·동구·연수구·강화군은 각각 1곳으로 집계됐다.
미추홀구에서는 지난 1997년 한 개인이 추진한 4층 규모의 공동주택이 현재까지 26년여간 흉물로 남아 있고, 중구 영종도에서는 27층 규모의 복합리조트 2곳이 자금 부족으로 3년째 방치돼 있다.
정우택 의원은 “공사 중단이 길어 사용 가치가 떨어진 건물들은 속히 철거해야 한다”며 “안정성 및 용도 적합성을 고려해 리모델링 등의 실효성 높은 해법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건축 관계자 간 소송, 유치권 행사 등의 첨예한 대립으로 현실적으로 강제 처분 등의 조치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시명 기자 sm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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