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모하마디 가족 “매우 자랑스럽다”…이란 “정치적 결정” 비난
“이란 정권을 향한 투쟁을 기리는 상”
이란 정부는 “편향적·정치적 수상” 반발
올해 노벨평화상을 옥중 수상한 이란 인권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 가족들이 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가혹한 여성 인권 탄압을 자행하는 이란 정권에 대한 끊임없는 저항을 당부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망명 생활을 하는 모하마디의 16세 아들 알리는 이날 파리 자택에서 “어머니가 매우 자랑스럽다”며 “이 상은 이란 정권을 향한 투쟁을 기리는 상”이라고 말했다. 앞서 알리는 미 CNN과의 인터뷰에서도 “어머니가 우리와 함께 있지는 않지만, 과거 우리와 있을 땐 항상 좋은 엄마였고 지금도 그렇다”며 그리움을 드러냈다.
알리와 함께 기자회견장에 등장한 모하마디 남편 타기 라흐마니도 “이 상은 여성, 삶, 자유를 위해 싸우는 모든 이들에게 주는 상”이라며 “그들은 절대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들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더 큰 힘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이란 인권운동가이자 반정부 인사였던 라흐마니는 모하마디가 처음 체포된 이듬해인 2012년 이란에서 탈출해 이라크를 거쳐 프랑스에서 ‘정치적 난민’ 지위를 부여받았다. 쌍둥이 자녀도 2016년부터 파리에서 생활하고 있다.
모하마디 가족들은 수상 발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유와 평등을 위해 싸우는 용기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이란의 용감한 여성과 소녀들에게 영광을 돌린다”고 밝혔다.
반면 이란 정부는 모하마디 노벨평화상 수상을 비난하고 나섰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노벨위원회가 반복적인 법 위반과 범죄 행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에게 상을 줬다”며 “이는 편향적이고 정치적인 동기에 의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노벨위원회 행동은 일부 유럽국가의 ‘반이란’ 정책과 발을 맞추는 움직임”이라고 주장했다.
국제사회는 모하마디 석방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잇달아 내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란 정부가 즉각 모하마디와 그의 동료 운동가들을 석방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자유와 건강, 심지어 목숨에 미칠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의 권리를 위해 싸우는 모든 여성에 대한 찬사”라고 평가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몇 년 동안 감옥에 갇혀 끔찍한 형벌을 받으면서도 이란 정권의 잔인함에 맞서 싸운 자유의 투사를 위한 뛰어난 선택”이라고 치켜세웠다.
이란 당국은 그간 모하마디를 13차례 체포하고 5차례 유죄 판결을 내렸다. 총 31년 징역에 154대 태형을 선고받은 모하마디는 ‘반국가 선동’ 혐의로 현재 악명 높은 테헤란 에빈 교도소에 갇혀 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앞서 “이란의 여성 억압에 맞선 싸움과 우리 모두의 인권과 자유를 신장하기 위한 싸움을 해왔다”며 모하마디를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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