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애의 영화이야기] 국내 개최 영화제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며

현화영 2023. 10. 7.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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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4일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시작했다.

그동안 여러 영화제를 꾸준히 소개해 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지자체 지원 중단으로 지역 영화제들이 하나둘 사라지더니, 내년에는 영화진흥위원회의 국내 개최 영화제 지원 예산까지 절반 이상 삭감된다고 한다.

그리고 '영화제육성지원사업' 예산도 50% 삭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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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4일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시작했다. 그보다 앞선 9월 21일에는 제43회 영평상도 개최됐다. 두 행사의 공통점은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을 받아왔다는 점이다. 역사와 규모, 특성은 다르지만, 공적 지원과 더불어 현재에 이르렀다. 오늘은 공적 지원을 받아온 영화제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다. 

그동안 여러 영화제를 꾸준히 소개해 왔다. 영화제에서 상영된 영화들을 소개하기도 했고, 행사를 홍보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는 온라인 상영에 관한 안내도 했더랬다. 이미 많은 사람이 영화제를 즐기고 있지만, 더 많은 사람이 다양한 방식으로 다양한 영화를 접해보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미처 몰랐던 영화 관련 흥미로운 일들이 주변엔 많으니 알리고 싶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지자체 지원 중단으로 지역 영화제들이 하나둘 사라지더니, 내년에는 영화진흥위원회의 국내 개최 영화제 지원 예산까지 절반 이상 삭감된다고 한다. 지난 9월 국회에 제출된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예산에 따르면, 지역 관련 예산은 전액 삭감되었고, 제작과 배급 지원 예산도 감소했다. 그리고 ‘영화제육성지원사업’ 예산도 50% 삭감되었다. 

당연히 국내에서 개최 중인 국제영화제, 국내영화제 등은 반발하고 있다. 지난 9월 22일에는 영화제 56개, 단체 117개, 개인 2,249명이 참여한 ‘영화제 지원예산 삭감 철회 촉구 단체/개인 연대 성명서’가 발표되기도 했다. 

예산 삭감이 반드시 영화제 폐지로 이어지는 건 아니겠지만, 개최에 어려움을 겪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영화제는 수익 창출 사업이 아닌 이상, 사적 지원과 더불어 공적 지원을 통해 개최되어 왔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개최되는 영화제 중 서울시, 해당 구청을 비롯해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을 받는 식이었다. 공적 지원이 영화제 개최의 주요 재원인 건 부인할 수 없다.

명분은 충분했다. 지자체 입장에서는 시민을 위한 다양한 문화 행사를 지원하는 것이고, 영화진흥위원회는 법에서 정한 한국영화 진흥을 위한 사업으로써 예산을 지원해 왔다.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감독, 배우 등의 영화인 중에는 단편영화, 독립영화 등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고, 발굴된 경우가 매우 많다. 그들이 참여한 단편영화, 독립영화 등은 크고 작은 영화제를 통해 소개되었다. 

2024년 예산 삭감을 비롯한 지원 사업 방향을 보면, 논리가 부족해 보인다. 이유나 배경은 나름 타당해 보이나, 그 결과가 이상하다. 예를 들어 ‘영화제가 단순히 지역의 축제나 행사라는 프레임을 탈피해야 한다’는 지원 사업 방향은 타당해 보인다. 또한 ‘창작 부분 영화제를 지원’하고 ‘다양성 부문 영화제 지원’이라는 개선 방향도 문제없어 보인다. 다만 그 결과로 예산을 50% 삭감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국내 개최 영화제 중 절반을 ‘단순한 지역의 축제나 행사’로 본 걸까? 그래서 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에서 다양한 상영과 행사, 창작 지원, 교육 프로그램 등을 진행해 온 여러 영화제의 노력이 개선 방향 중 ‘미래 관객을 개발’과 ‘K-콘텐츠 경쟁력을 강화‘와는 관련이 없다고 본 걸까? 오히려 예산 증액이나 평가 강화 등의 결과를 도출할 수는 없었을까? 

내년 정부 예산 중 지원금이 삭감된 분야가 영화만이 아니라고 한다. 당장 그 효과가 보이지 않는 기초 사업에 대한 지원금 삭감의 경우 더더욱 우려된다. 영화제 지원 역시 당장 수익을 내는 가시적인 사업은 아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신진 영화인을 발굴하고, 미래 관객을 개발하며, 무엇보다 곳곳의 관객에게 다양한 문화 체험 경험을 제공하는 장이다. 영화인, 예비 영화인, 관객이 모두 한자리에서 만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예산 지원과 더불어 진행되어 온 평가나 절차와 무관하게, 급작스러운 감액을 단행한다고 하니 더더욱 그렇다. 의견을 수렴해 12월 초에 2024년 사업계획을 발표한다고 하는데,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길 바란다. 그래서 내년에도 더 다양한 영화제를 소개할 수 있다면 좋겠다. 

송영애 서일대학교 영화방송공연예술학과 교수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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