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더그아웃에 걸린 7人 유니폼...의미는 달랐지만 언제나 함께한다는 '따뜻한 동료애'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6일 잠실구장에서는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최종전이 열렸다. 경기 시작 전 양 팀 더그아웃은 그 어느 경기보다 분주했다.
양 팀 선수들은 이날 경기에 함께하지 못한 선수들의 유니폼을 챙겨와 더그아웃 한쪽에 걸었다. 양 팀은 지금은 함께하지 못하지만 마음속 깊이 함께한다는 의미로 동료들의 유니폼을 더그아웃에 걸어둔 것이다. 하지만 유니폼을 걸고 있는 양 팀의 의미는 달랐다.
LG 선수들은 여러 이유로 29년 만의 정규리그 1위 세리머니를 함께 하지 못하는 동료를 잊지 않았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 소집되어 우승 세리머니를 함께하지 못한 문보경, 정우영, 고우석 유니폼과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플럿코 유니폼을 챙겨와 더그아웃에 걸었다. 축제의 현장에 함께하지 못한 동료들을 생각하며 그들과 기쁨을 나누겠다는 의미였다. 29년 만의 우승이라 LG 선수들이 갖는 의미는 남달랐다.
반면 KIA도 의미는 달랐지만 동료들의 유니폼을 챙겼다. KIA 더그아웃에는 불의의 부상으로 올 시즌 더 이상 함께하지 못하는 최형우, 나성범, 박찬호 유니폼이 걸렸다. 비록 몸은 함께하지 못하지만 남은 시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함께 가자는 의미였다.
KIA 나성범은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고, 최형우는 쇄골 골절로 수술 후 재활에 들어갔다. 두 선수의 부상으로 KIA는 힘겨운 5강 경쟁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전날 경기까지만 해도 나성범, 최형우 두 선수의 유니폼만 걸려있었다. 하지만 하나 더 늘었다. 박찬호 유니폼이 추가됐다.
공수에서 맹활약하던 박찬호마저도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박찬호는 지난 4일 수원 KT 전에서 이선우의 공에 왼쪽 손목을 맞고 고통을 호소했다. 병원 검진 결과 척골 분쇄골절(좌측) 소견을 받고 바로 수술했고 시즌 아웃됐다.
박찬호까지 이탈하면서 KIA의 부상자는 3명으로 늘었고 이날부터 KIA 더그아웃에는 세 선수의 유니폼이 걸리게 됐다.
양 팀이 처한 상황과 의미는 달랐지만 그들은 함께하지 못한 동료들과 언제나 함께 한다는 따뜻한 동료애를 보여줬다.
[양 팀 더그아웃에 걸린 7명의 유니폼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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