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무서웠던 나, ‘베이스볼5’로 자신감 얻었죠…운동하는 친구들 많아지길” [SS인터뷰②]
[스포츠서울 | 남양주=황혜정기자] “우리 식상한 포즈는 하지 말자!”
여자 고등학생 4명이 모이니 대화와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인터뷰에 담기 위한 단체 사진 자세를 요청하자 Z세대(1995~2000년대 중반 출생자)인 이들은 훈련에서 보여준 진지한 열정만큼 사진 포즈에도 공을 들였다.
“인스타그램 아이디도 교환했어요?” “당연하죠!” 만난 지 이틀밖에 되지 않았지만, 벌써 친해졌다는 이들은 십 대 소녀지만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대회에 나서는 중책을 맡았다. 그러나 부담감보단 설렘이 크다. 오는 10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리는 ‘유스(U-18) 베이스볼5 월드컵’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박홍은(한림예고 1학년), 곽민정(혜성여고 1학년), 정승미(둔촌고 1학년), 문근영(양산여고 2학년)의 출전 각오와 소감을 들어봤다.
여자 선수 4명 중 3명은 야구 소녀다. 특히 곽민정의 이력이 특이한데, 곽민정은 올해 여자야구 국가대표에 발탁돼 국제대회에 두 차례 나서기도 했다. 곽민정은 “친한 언니들이 ‘너 무슨 국가대표는 다 하고 다닐거냐’고 했다”며 쑥스럽게 미소 지었다. 취미가 ‘국가대표 도장 깨기’일 정도로 올해 ‘유스 베이스볼5 국가대표’와 ‘여자야구 국가대표’로서 3번의 국제대회에 나선 곽민정은 곧 튀르키예로 출국해 생애 4번째 국제대회에 나선다. 곽민정은 “나는 지난 1월 유스 베이스볼5 아시아컵에 나가며 베이스볼5로 태극마크를 먼저 달았다. 태극마크는 달면 달수록 무거운 것 같다.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며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박홍은과 문근영도 사회인 여자야구팀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야구보다 ‘베이스볼5’로 먼저 태극마크를 달았다. 박홍은은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아 자랑스럽다. 친구들도 뿌듯하고 자랑스럽다고 같이 기뻐해 줬다. 부모님도 국제대회를 잘 치르고 오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문근영은 “나도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고 기뻤다. 달아보니 훈련도 재밌고 뿌듯하다. 이걸 동력 삼아 향후 여자야구 국가대표도 꼭 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들이 남학생과 함께 본격적인 훈련을 함께 받고 운동하는 건 흔치 않은 경험이다. ‘베이스볼5’의 특징 중 하나는 서로 다른 성별의 선수가 2명 이상 포함되어야 한다. 혼성 종목이다. 문근영은 “여자애들이랑만 운동하다가 남자애들이랑 같이 해보니 확실히 힘이나 속도가 다르더라. 이들의 움직임을 보며 많이 배우고 있다. 주장인 김상겸이 가장 잘하는 것 같다. 여자 에이스는 (박)홍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승미는 야구를 접해본 경험은 없지만, 학교 스포츠클럽을 통해 ‘베이스볼5’를 해봤고, 이에 흥미를 느껴 국가대표 선발전에 지원, 합격의 영예를 누렸다. 정승미는 “친구들이 정말 부러워한다. 대표팀 유니폼 좀 달라고 난리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야구룰을 배워가는 단계인 정승미는 대표팀에서 ‘비타민’ 같은 존재다. 항상 웃으며 훈련을 소화한다. 정승미는 “아직 나는 많이 부족하다. 다른 친구들은 다 야구를 오래 하지 않았나. 그렇지만 베이스볼5가 너무 재밌어서 대학교에 진학해서도 계속하고 싶다. 우리로 인해 베이스볼5가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며 당차게 말했다.
이들은 지난 4일부터 훈련에 들어갔다. 오전 10시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오전에 8명이 전술 훈련 및 손발을 맞추고, 오후에는 연습경기와 함께 비디오 자료로 상대팀을 분석하거나 전술 공부를 한다. 그래도 이들은 힘든 것보다 재밌는 게 크다고 한다. 박홍은은 “학교 수업보다 훈련이 더 재밌다”며 웃었다.
젊은 청춘들이 지친 기색도 없이 쉼없이 움직이는 운동인 ‘베이스볼5’를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도 그럴 것이 대한민국은 청소년 운동 부족이 가장 심각한 국가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2019년 146개국 11세~17세 청소년 약 160만 명을 대상으로 운동 상태를 조사한 결과, 한국은 운동 부족이 가장 심각한 나라(운동부족 94.2%)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 여자 청소년은 운동부족은 세계 최하위인데, 전체의 97.2%에 달해 조사 대상 국가 중 가장 높았다. 한국 남자 청소년도 91.4%로 필리핀 다음으로 운동부족 비율이 높았다.
이런 가운데, 중·고등학생으로 구성된 유스 베이스볼5 대표팀이 올해 처음 구성돼 세계대회에 나선다.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전국 각지에서 운동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모여 선발전을 치렀다. 곽민정·박홍은·문근영·정승미는 입을 모아 “운동하고, 도전하는 친구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야구든, 티볼이든, 베이스볼5든 해보면 정말 재밌다”고 했다. 특히 정승미는 “나는 공을 무서워해서 야구는 시도해보지도 못했는데, 베이스볼5는 말랑말랑한 공이라 맞아도 아프지 않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야구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나머지 세 선수가 자기 야구팀에 정승미를 데려가려고 했다.
이들의 목표는 당차다. 바로 우승이다. 중국, 튀르키예, 튀니지, 쿠바, 말레이시아, 잠비아(이상 A조), 호주, 대한민국, 멕시코, 프랑스, 가나, 대만(이상 B조)까지 대륙별 예선을 통과한 12개국이 참가하는 ‘2023 유스 베이스볼5 월드컵’은 오는 10일(현지시간)부터 15일까지 튀르키예에서 열린다. 10일부터 3일 동안 조별리그 5경기를 치르고, 그 결과 각 조에서 상위 3팀이 슈퍼라운드에 진출해 메달 경쟁을 한다.
선수들은 입을 모아 “열심히 하고 오겠다. 우리 목표는 우승이다. 대만, 쿠바, 중국이 잘하지만 우리도 실력이 꽤 괜찮다. 실력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 오겠다”며 호기롭게 외쳤다.
前롯데 자이언츠 선수였던 차명주 감독이 이끄는 유스 베이스볼5 대표팀은 오는 8일 오후 튀르키예로 출국해 호주와 조별리그 첫 경기를 시작으로 첫 월드컵 무대에 나선다. 맨손과 맨몸으로 치고 받고 달리는 젊은 청춘들의 경쟁의 장을 따뜻하게 지켜봄 직하다. WBSC는 유스 월드컵을 공식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생중계할 예정이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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