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서 10km...박재훈, 첫선 마라톤수영 銅
수영에도 ‘마라톤’이 있다.
육지에서 42.195km를 뛴다면, 물속에선 10km 동안 물살을 가른다.
한국 수영 오픈워터스위밍(마라톤스위밍)의 선구자 박재훈(23·서귀포시청)은 7일 중국 항저우 춘안 제서우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수영 마라톤스위밍 남자부 10km 경기에서 1시간56분00초3으로 동메달을 따냈다. 장쯔양(22·중국)이 1위(1시간55분45초8)로 들어왔고, 란톈천(18·중국)이 1시간55분46초2로 2위를 했다.
박재훈은 8.35km 지점까지만 해도 6위로 처졌지만, 엄청난 막판 스퍼트를 발휘해 시상대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대회 전에 그는 “처음 출전하는 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로서 꼭 메달을 따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고, 역영하며 그 목표를 이뤄냈다.
박재훈은 “초반보다 후반 페이스를 더 끌어올리는 훈련을 했기 때문에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더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다”며 “체력적으로도 힘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한 명씩 따라잡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내년 파리올림픽 출전권 획득을 위해서도 끝까지 도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동호 코치는 “변수가 많을 수 있는 자연 속에서 치러지는 경기인만큼 오픈워터스위밍은 적응력과 실전 경험 누적이 중요하다”면서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2021년부터 자체 강화훈련을 시행하고 꾸준히 국제대회에 파견해준 연맹의 지원에 의미 있는 성과로 보답한 것 같아 더욱 감사하다”라고 돌아봤다.
박재훈은 원래는 수영 경영 선수로 활동했다. 부산체고 시절엔 이번 대회 ‘3관왕(자유형 400·800m, 계영 800m)’ 출신인 김우민(22)과 함께 훈련을 받기도 했다.
그러다 아버지의 추천과 호기심으로 2019년부터 마라톤 스위밍 담금질에 나섰다. 지구력과 심폐 능력에는 자신이 있었다.
박재훈은 한국이 이 종목 국가대표를 처음 꾸린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때부터 5년 연속 대표팀에 발탁되는 등 이 종목 ‘선구자’로 평가 받는다.
마라톤스위밍은 바다, 강, 호수 같은 야외 수상에서 펼쳐지는 야외 수영종목으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부터 도입됐다. 당일 선수들의 컨디션뿐만 아니라 해류, 바람세기 등 외부 요소의 영향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마라톤스위밍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자연스럽게 박재훈은 아시안게임 이 종목 최초의 한국인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남겼다.
“인정받는 국가대표로 기억되고 싶다”던 그의 바람은 더 이상 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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