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칫집에 고춧가루 뿌린 'KIA 작은 거인'...하지만 LG 우승 축하하는 '대인배 캡틴'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KIA 캡틴 김선빈이 8회 극적인 역전 적시타로 잔칫집에 고춧가루를 제대로 뿌렸다.
KIA 타이거즈는 6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3-2 역전승을 거두며 67승 2무 67패로 5위 NC에 3.5 경기차로 추격하며 가을야구 희망을 이어갔다.
이날은 LG가 홈 팬들 앞에서 29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 세리머니를 하는 날로 평일임에도 잠실구장은 매진이 됐고 축제 분위기였다. LG는 우승을 확정 지었음에도 불구하고 잔칫집 분위기에 맞게 베스트 라인업으로 KIA를 상대했고 이정용의 6⅓이닝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앞세워 7회까지 2-0으로 리드하고 있었다.
하지만 KIA는 승리가 절실했다. 이대로 질 수 없다는 각오가 선수들의 표정에서 드러났고, 8회초 한 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선두타자 변우혁의 볼넷과 김규성의 안타로 무사 1.2루 찬스를 잡은 KIA는 김도영이 추격의 1타점 적시타를 치며 꽉 막혀있던 타이거즈 타선을 살려냈다.
이때 김종국 감독은 역전을 위해 대타 박정우를 투입해 보내기 번트를 성공시켰고, 타석에는 김선빈이 들어섰다. 김선빈은 백승현의 6구 148km 패스트볼을 받아 쳐 2타점 중전 안타로 단번에 역전에 성공했다. 이 순간 축제 분위기였던 1루 LG 응원석은 조용해졌고, 3루 KIA 응원석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KIA 팬들은 마치 잠실이 홈구장인 것처럼 야구장이 떠나갈 듯한 큰 함성으로 기뻐했다.
이렇게 KIA는 캡틴 김선빈의 결정적인 2타점 역전타로 승리할 수 있었고 우승 세리머니를 준비하던 LG 잔칫집에 고춧가루를 제대로 뿌렸다.
하지만 김선빈은 대인배였다. 그는 승리 후 그라운드로 나오며 LG 선수들을 보고 박수치며 정규리그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그리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챔피언이 된 LG 선수들과 팬들을 인정했다.
경기 후 김선빈은 "(LG 정규리그 우승)부럽다. 그래서 오늘 더 지기 싫었다"라고 말하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봐야 한다"라며 마지막까지 5강 싸움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KIA는 이제 8경기를 남겨놨다. 5위 NC를 3.5 경기차로 압박했고 5강 희망이 끝난 게 아니다.
[8회 2타점 역전 적시타를 친 KIA 김선빈이 경기 후 LG 선수들을 보고 정규리그 우승을 축하했다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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