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싱크탱크 “북러 국경에 화물열차 급증… 무기 거래 가능성”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6일(현지 시각) 북·러 국경 지역에 있는 북한 측 기차역에 화물열차(railcar)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급증했다며, 양국이 지난달 정상회담에 이어서 본격적인 무기 거래에 나선 것일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날 CSIS 북한 전문 매체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는 전날(5일) 북·러 국경 지역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 측 두만강 철도시설에서 화물열차 73량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5년간 찍힌 위성사진과 비교했을 때 “(화물열차가) 극적으로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이곳에 배치된 화물열차 수는 가장 많았을 때에도 약 20량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분석을 진행한 CSIS 조지프 버뮤데즈 선임연구원, 빅터 차 한국석좌, 제니퍼 준 연구원 등은 “위성사진을 보면 (지난달 13일) 북러 정상회담 닷새 후부터 두만강 철도시설에 화물차 수가 점진적이나 꾸준히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시설이 지난해 11월 18일 러시아 하산발(發) 화물열차 5량이 포착된 곳임을 언급하면서, 당시 미 백악관은 북한이 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에 무기를 공급했음을 확인했었다고 전했다.
CSIS 측은 “최근 북·러 정상회담에서 일부 군사 교류와 협력 방안이 논의됐음을 감안하면 이러한 철도 교통량 증가는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무기 및 군수품 공급을 의미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어서 “북한이 러시아에 포를 전달하기 시작했다는 최근 언론 보도들로 미뤄보아 이번 화물은 탄약이나 포, 혹은 이들을 모두 포함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전했다. 앞서 미 CBS는 지난 5일 “북한이 대포 관련 무기를 러시아에 이전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CSIS는 위성사진으로 포착된 화물열차가 “운송용 상자, 컨테이너 및 장비들이 방수포로 덮여 있어 내용물 확인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또 두만강 철도시설에서 출발한 물자가 러시아로 향할 경우 거칠 하산 철도시설에선 두만강 철도시설과 같은 두드러진 활동이 포착되지 않아 이들 화물의 목적지를 단정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 기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에서)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는 데 함께하겠다”고 했다. 양국이 어떤 내용에 합의했는지 공개되진 않았으나 미국 등 서방은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쓸 무기를 러시아에 공급하고, 러시아가 이에 상응하는 물자나 기술을 제공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북한이 러시아 용병단 바그너 그룹에 보병용 로켓과 미사일 등을 판매했다”고 했고, 지난 7~9월 북·러 간 탄약 수송 등 무기 제공에 관여한 인물들을 제재 명단에 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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