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껏 돈 벌어, 빚 갚다 끝날라”.. 주담대 7% ‘훌쩍’, 영끌 ‘안절부절’
주담대 금리↑ “이자 부담 가중”
“시장 매물 출회 늘어날 수도”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7%를 넘어섰습니다. 특히 미국발(發) 역풍이 우려 목소리를 더합니다. 미국 내 고용이 활황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연준)가 고금리 장기화를 시사하면서 국내 대출 금리도 당분간 오름세를 유지할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입니다.
여기에 최근 특례보금자리론 금리까지 오르면서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들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고, 결국엔 가계 부실을 더하지 않을까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 이후 부동산시장에 훈풍을 예상하는 상황에도, 이전과 같은 기존 주택 처분 등 거래가 쉽지는 않으리라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오늘(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는 연 4.000~6.425%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같은 날 기준 연 4.270~7.099%로 상단이 7%를 넘어선 상태로, 대출 금리 상단이 7%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말 이후 9개월 만으로 지난달 말과 비교할 때 상단은 0.130% 포인트(p) 올랐고, 하단은 0.030%p 떨어졌습니다.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5차례 연속 동결했지만 주담대 금리는 올라가는 상황입니다.
우선적으로는 미 연준의 긴축 기조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는데 따라, 국내 채권시장 금리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 금리는 10bp(1bp=0.01%p) 상당 올라 연 4.5%를 넘으면서 16년 만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습니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전 거래일보다 4.2bp 오른 연 4.054%로 마치면서 연고점을 새로 썼습니다.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2배 웃돈 것으로 나타나 미국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 금리가 연 5%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이럴 경우에는 국내 주담대 금리도 상승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시중은행의 혼합형(고정) 주담대 금리 지표인 은행채(AAA) 5년물 금리도 상승 압박을 더하고 있습니다.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21일 4.517%를 기록하면서 6개월 만에 4.5%대로 치솟은 상황입니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이후 유입된 고금리 특판 예금 재예치를 위한 은행들의 고금리 예금 유치 경쟁도 대출 금리를 밀어올리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지난 4월 기준금리(연 3.5%)를 밑돌던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4%대 올라섰습니다. 변동형 대출금리의 지표로 쓰이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예적금 금리 인상으로 늘어난 조달 비용을 가장 많이 반영합니다.
지난 8월 코픽스는 3.66%로 전달보다 0.03%p 소폭 내렸지만 이달 수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반등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고금리 예금을 돌려주기 위한 은행채 발행 물량도 늘어나는 추세라, 대출 금리 상승을 촉발할 수도 있는 탓입니다.
이처럼 시중금리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는 오히려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21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계대출 잔액은 682조 4,539억 원으로, 8월 말 680조 8,120억 원보다 1조 6,419억 원 증가했습니다.
이에따라 하반기 추가 기준 금리 인상에도 ‘영끌족’들의 금융 부담이 한층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이자 등 각종 비용 부담이 가중되면, 이들의 보유 주택 처분 가능성이 그만큼 커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올 하반기 미국이 기준금리를 더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우리나라도 연내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며 “금리 인상에 따른 주담대 금리 상단이 지금보다 높아질 경우엔 영끌족들의 금융 부담이 더 커지게 된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기준금리가 오르고 이자 부담이 계속 커지게 되면, 감당할 수 없는 처지도 예상할 수 있다”면서 “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면 시장에 매물을 내놓는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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