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등 온라인 패션몰, 왜 오프라인 매장을 지방에 낼까 [세모금]
광역교통 발달로 소비 등 특정 지역 국한되지 않는 현상
항공기 활용 UAM 상용화로 심화될 가능성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지방 인구소멸이나 도시 간의 격차를 과거처럼 고정적인 관념에서 보면 안 된다. 요새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가 지방에 팝업스토어를 열고 글로벌 주류회사들이 부산 서면에 플래그십스토어를 낸다.”
최근 ‘트렌드 코리아 2024’ 미디어 데이에서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내년도 키워드 중 하나로 ‘리퀴드폴리탄’을 꼽으며 한 말이다. 리퀴드폴리탄(ElastiCity. Liquidpolitan)이란 정주인구보다 관계인구가 중요해진 유연도시를 말한다. 쉽게 말해 광역교통의 발달로 소비 등 다양한 활동이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 현상을 가리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가에서는 최근 들어 리퀴드폴리탄이라고 볼 수 있는 사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기존 소비의 메카라고 할 수 있는 서울 강남·명동 지역에서 벗어나 대구·부산 등 지방 거점도시를 무대로 오프라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것이다.
무신사가 9월 22일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오프라인 매장을 대구 중구 동성로에 연 것이 대표적이다. 세 번째 오프라인 매장이자 지방 최초의 매장이다. 개장 이후 3일간 2만8000명이 찾았고, 누적 매출액은 3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첫날에는 개장 시간 전부터 대기줄이 이어지는 ‘오픈런’도 있었다.
W컨셉도 최근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4층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강남점·경기점과 대구신세계에 이은 신세계 네 번째 매장이자 부산·경남 지역 첫 매장이다. 구매력이 높은 부산 지역 고객과 관광객의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의류 수요를 동시에 잡을 계획이다. 앞서 5월 W커셉은 캐주얼 PB(자체 브랜드) ‘frrw’의 첫 팝업 스토어를 대구신세계에 열었다. 리복의 국내 공식 유통을 맡은 LF가 첫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 곳도 대구 동성로였다.
이들 브랜드가 지방 거점도시로 눈을 돌리는 것은 기본적으로 구매력이 높기 때문이다. 대구신세계는 개점 1년 만에 지방 백화점 중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국내 백화점 중 최단 기간 연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대구신세계 6층에 있는 W컨셉 매장은 티셔츠, 데님 등 캐주얼 의류 매출 비중이 강남점을 포함한 오프라인 매장 중 가장 높다.
서울에 비해 오프라인 플랫폼을 열었을 때의 파급효과가 큰 것도 장점이다. 일례로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영패션 전문몰을 재개장한 뒤 전남·전북 지역 2030세대의 방문이 늘어났다.
리퀴드폴리탄 현상은 UAM(도심항공교통)의 상용화 이후 더 심화할 것으로 김난도 교수는 내다봤다.
UAM이란 한마디로 도심에서 항공기 등을 활용해 사람이나 화물을 운송하는 교통수단이다. 하늘을 나는 택시·에어택시가 대표적인 사례다. 도심 교통체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내년부터 일부 국가에서는 UAM를 운영할 것으로 전망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5년을 상용화 시점으로 잡았다. 국토교통부는 현대자동차그룹 등과 협력해 로드맵을 짜고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다.
김난도 교수는 “UAM은 생각보다 이동 반경이 크다. 과거와 같은 개념으로 도시 재생이나 부흥 문제에 접근하면 안 된다 ”고 했다. 그는 2025년도 소비자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로 UAM을 꼽을지 고민하고 있다고도 귀띔했다.
유통가에서도 UAM의 발전이 소비시장, 특히 오프라인 유통망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하고 있다. 소비 반경이 전국으로 넓어지면 오프라인 유통 생태계도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현대차가 공개한 UAM 비전 콘셉트 모델의 경우 최대 속도가 시속 290㎞다. 대략 1시간이면 서울 집에서 나와 대구 동성로까지 갈 수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 시장이 커지면서 소비시장에서 지역의 의미가 점점 퇴색하고 있는데 UAM 등 광역교통이 강화되면 이런 경향은 더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imst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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