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클라이밍 새로운 스타...아시안게임 은메달 이도현

최수현 기자 2023. 10. 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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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포츠클라이밍에 새로운 간판스타가 등장했다. 이도현(21·블랙야크)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도현이 6일 중국 사오싱 커차오 양산 클라이밍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남자 콤바인 볼더링 결선에서 경기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도현은 6일 중국 저장성 사오싱 커차오 양산 클라이밍센터에서 열린 대회 남자 콤바인 결선에서 볼더링 4위(64.6점), 리드 2위(54.1점)로 총점 118.7점을 획득해 2위에 올랐다. 일본의 안라쿠 소라토(17)가 금메달(187.8점), 중국 판유페이(23)가 동메달(87.6점)을 따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천종원(27·노스페이스)은 4위(85.6점)였다. 이날 경기장에 비가 내리면서 많은 선수들이 고전했다.

이번 대회 콤바인은 리드와 볼더링 성적을 합산해 순위를 매겼다. 리드는 6분 안에 15m 벽을 최대한 높이 오르는 종목이며, 볼더링은 높이 4.5m 암벽에 설치된 4개 루트를 각각 4분 안에 로프 없이 완등하는 경기다. 이도현은 전날 전체 1위(볼더링·리드 공동 1위)로 예선을 통과했고, 이날 준결선에선 전체 2위(볼더링 4위·리드 2위)로 상위 8명만 나서는 결선에 진출했다. 최근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던 볼더링 종목 결선은 4위에 머물렀지만, 리드 결선에서 32개의 홀더를 잡으며 총점 2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도현은 지난해 IFSC(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 월드컵 볼더링 은메달, 아시아선수권 콤바인 동메달을 따내며 유망주로 주목 받았다. 올해 들어선 월드컵 볼더링 금메달과 은메달을 1개씩 목에 걸었고, 세계선수권 볼더링 동메달을 차지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남자 콤바인 은메달을 따낸 이도현(왼쪽)이 6일 중국 사오싱 커차오 양산 클라이밍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금메달 안라쿠 소라토(가운데), 동메달 판유페이와 나란히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뉴시스

이도현의 아버지는 2021년 도쿄 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대표팀을 이끌었던 이창현 전 감독이다. 선수로 활동하며 암장을 운영했던 아버지 영향으로 이도현도 어릴 때부터 놀이처럼 클라이밍을 익혔다. 이도현은 최근 전화 인터뷰에서 “다른 아이들 놀이터 갈 때 나는 암장에서 클라이밍 하고, 주말마다 부모님 따라가서 자연 바위를 탔다”고 했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클라이밍보다 축구가 더 좋았다고 한다. 중학교 1학년 때 가족과 처음 해외로 등반 여행을 떠났는데, 한국과 다른 미국의 환경을 경험하면서 본격적으로 클라이밍에 빠져들었다.

이도현의 주 종목은 원래 리드였다. 그런데 월드컵 등 국제 대회에 나가보니 예상 외로 볼더링 성적이 더 잘 나왔다. 리드는 지구력, 볼더링은 파워와 순발력이 중요하다. 이도현은 “리드를 더 좋아하지만, 지금 내 몸은 볼더링 선수에 더 가까운 것 같다”며 “어린 시절 몸에 배어 있는 경험 덕분에 균형을 잘 잡고 감각이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이번 아시안게임 결선에선 볼더링 성적이 자신의 기대에 못미쳤지만, 리드 성적으로 역전해 은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

이도현의 키는 176cm, 체중은 58~60kg을 유지한다. 살이 잘 찌지 않는 체질이어서 특별히 체중 관리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다만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좋아하던 치킨도 끊었고 패스트푸드는 멀리한다. 숱한 턱걸이 훈련으로 다져진 손가락 힘도 그의 강점이다.

클라이밍을 시작할 때부터 아버지가 선생님이었지만 민현빈(34), 천종원 등 선배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이도현은 아시안게임 경기를 마치고 “더 성장해서 내년 파리 올림픽에선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했다.

이도현이 6일 중국 사오싱 커차오 양산 클라이밍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남자 콤바인 볼더링 결선에서 경기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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