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내달 시진핑 만날 가능성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할 가능성이 있다고 6일(현지 시각)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오는 11월 시 주석을 만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아직 준비되진 않았지만 확률이 있다”고 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5일 미중 정부가 정상회담에 합의,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는데 바이든이 이를 직접 인정한 것이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20국) 정상회의에서 첫 대면 회담을 가졌다. 내달 회담이 성사되면 두 번째 대면 회담이 된다.

내달 열릴 회담은 지난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회담하고 나서 약 두 달 만에 미중 정상이 국제 질서를 논의한다는 의미가 있다.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로 금지된 북한과 러시아 간 무기 거래가 이뤄지면 중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규탄해 주길 바라고 있다.

중국도 최근 가속하는 북러 밀착에다 유럽 국가들이 중국과 거리를 두면서 미국과의 관계를 관리할 필요성이 높아졌단 분석이다. 시진핑은 회담이 성사되면 바이든에게 대만에 대한 군사 지원 축소를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대중(對中) 기술 제재 완화도 중국이 중시하고 있는 사안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몇 달간 미중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려 공들였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지난 6월 미 국무장관으로 5년 만에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을 만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블링컨 장관의 방중 직후 열린 한 정치자금 모금 행사에서 “앞으로 몇 달 안에 시 주석을 다시 만나길 희망한다”고 했다. 지난 7월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존 케리 대통령 기후특사가 중국을 찾았고, 8월엔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이 베이징·상하이를 방문했다.

미국이 중국과의 정상회담 의지를 보이는 가장 큰 목적은 오판(誤判)에 의한 충돌을 방지하기 위함이란 해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 “(미중) 양국 간 경쟁이 충돌로 번지지 않도록 책임 있게 관리하려 애쓰고 있다”고 했다.

다만 미중 정상회담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분석도 나왔다.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WP에 “양측 모두 실질적 양보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회담 후의 (관계) 안정 효과는 일시적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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