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 최고가 찍은 설탕… ‘슈거플레이션’ 확산되나

김지섭 기자 2023. 10. 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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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슈거플레이션(설탕+인플레이션)’ 현상이 심화하는 가운데 지난달 전세계 설탕 가격지수가 13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달 설탕 가격지수는 162.7로 전월보다 9.8% 상승했다. 지난 7월 146.3에서 8월 148.2로 오른 데 이어 지난달 더 상승했다. 지난달 설탕 가격지수는 2010년 11월 이후 13년여 만에 최고치다. 올해 1월의 116.8과 비교하면 39.3%나 높은 것이다.

국제 설탕 값이 12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며 생활 물가에 또다시 비상등이 켜졌다. 국제 설탕 값 상승은 시차를 두고 국내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 마트에서 소비자가 설탕을 고르는 모습. /뉴시스

설탕 가격은 태국과 인도 등 주요 생산국에서 엘니뇨로 인한 건조 기후 영향 등으로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상승했다. 국제 유가 상승도 설탕 가격을 올리는 데 영향을 줬다.

이달부터 국제 설탕 가격은 더 뛰어오를 전망이다. 인도가 10월부터 설탕 원재료인 원당(原糖)의 수출을 엄격히 제한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제거래소에서 팔리는 설탕 선물 가격은 보통 3~6개월쯤 지나야 국내 설탕 가격에 반영된다.

지난달 곡물 가격지수도 126.3으로 8월보다 1% 상승했다. 러시아산 공급량이 늘어난 덕에 밀 가격은 내렸으나 수요 증가와 공급량 감소, 운송 차질 등으로 인해 옥수수 가격이 오른 것이 곡물 가격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 쌀 가격은 수요가 적어 하락했으나 인도의 쌀 수출 제한 등으로 하락 폭은 작았다.

반면, 지난달 유지류·육류·유제품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각각 3.9%, 1%, 2.3% 하락했다. 모든 품목을 합한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지난달 121.5로 전월(121.6)보다 0.1% 내렸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지난해 3월 159.7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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